[정부, 시장가격 억누르기] 수입물가 상승률 22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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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급등 우려지난해 말 생산자물가에 이어 수입물가마저 치솟아 올해 1~2월 소비자물가가 급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해 8월 5.7% 오른 이후 상승률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수입물가 상승률이 작년 9월 7.8%,10월 8.1%,11월 8.2%에 이어 12월엔 12.7%로 집계됐다고 14일 발표했다. 환율이 뛰어 수입물가가 치솟은 2009년2월(18.0%)이후 월별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수입물가가 뛴 것은 무엇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중동산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2009년 12월 평균 배럴당 75.51달러에서 지난해 12월엔 88.95달러로 17.8% 올랐다.
광산품의 상승폭은 더 컸다. 철광석은 82.4%,유연탄은 42.4% 치솟았다. 농림수산품도 밀 60.6%,원면 83.9%,천연고무 82.7% 등 천정부지로 올랐다. 지난달 원자재 전체의 상승률은 20.9%였다.
원자재 가격이 뛰다보니 중간재 가격도 뜀박질하고 있다. 품목별 상승률은 석유제품 18.8%,화학제품 12.3%,1차 철강제품 19.5%,1차 비철금속제품 21.3% 등이었다. 이 같은 양상은 생산자물가도 비슷하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5.3% 올랐다. 2008년 12월(5.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병두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차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기업들이 제품 가격을 높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는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새해 벽두부터 소비자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올 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을 지나 3%대 후반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5%였는데 1월엔 상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선 조만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4%는 한은이 물가안정 목표로 내세운 3±1%의 최상단이다.
한은 관계자는 "2008년 초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뛰자 그해 4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 5%까지 이르렀다"며 "지금 상황이 그때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