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공장 안에 발전소 지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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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안에 발전소를 하나 지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20일 오전 자신을 전기 관련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뒤 현직에서 10년 이상 일하고 있다고 소개한 독자가 이메일을 보내왔다. 여수산업단지 정전 사태를 보면서 한국전력의 '한심한' 변명에 편지를 쓰게 됐다고 했다.
그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는 순간적인 정전에 대한 보완 장치"라며 "20분까지 버틸 수 있는 UPS는 전 세계적으로 없고,있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단지와 같이) 그 큰 공장을 20분이나 커버한다는 것은 공장 안에 발전소를 하나 지으라는 이야기"라고 답답해 했다. 전날 한전 측이 "전력설비 순간 고장에 대비해 기업들이 UPS 등 예방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전 사고 책임을 기업들에 돌리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한 반론이었다. 이 독자는 "(정전 발생 뒤) 수초 내에 복귀가 됐을 경우에나 한전에서 할 말이 있는 것이지,20분 넘게 사고를 내놓고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면피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진 가스절연개폐장치(GIS)에 대해 "자주 사고가 나는 설비 중 하나"라며 "관리가 안 됐다는 뜻으로 여수뿐 아니라 다른 공단에도 이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 17일 사고가 발생한 뒤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추운 날씨에 습기가 스며들며 땅속에 있는 송전선로에 문제가 생겼고,이에 따라 발전소에 있는 개폐장치가 작동하다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퓨즈를 끊어 누전을 차단하는 두꺼비집이 갑작스런 과부하에는 타 버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전소 내 개폐기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19일 담당 사무관과 전기전문가 6명으로 조사단을 구성,현지에 보냈다. 유례 없는 대규모 정전사태와 한전 측의 책임회피성 태도에 격앙됐던 피해업체들은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입주업체들은 그동안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으면서도 한푼도 보상받지 못했다. 정부 조사단의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사고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조재희 산업부 기자 joyjay@hankyung.com
그는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는 순간적인 정전에 대한 보완 장치"라며 "20분까지 버틸 수 있는 UPS는 전 세계적으로 없고,있을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단지와 같이) 그 큰 공장을 20분이나 커버한다는 것은 공장 안에 발전소를 하나 지으라는 이야기"라고 답답해 했다. 전날 한전 측이 "전력설비 순간 고장에 대비해 기업들이 UPS 등 예방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전 사고 책임을 기업들에 돌리는 모습을 보인 데 대한 반론이었다. 이 독자는 "(정전 발생 뒤) 수초 내에 복귀가 됐을 경우에나 한전에서 할 말이 있는 것이지,20분 넘게 사고를 내놓고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며 "자신들의 잘못을 면피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폭발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진 가스절연개폐장치(GIS)에 대해 "자주 사고가 나는 설비 중 하나"라며 "관리가 안 됐다는 뜻으로 여수뿐 아니라 다른 공단에도 이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지난 17일 사고가 발생한 뒤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추운 날씨에 습기가 스며들며 땅속에 있는 송전선로에 문제가 생겼고,이에 따라 발전소에 있는 개폐장치가 작동하다 폭발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퓨즈를 끊어 누전을 차단하는 두꺼비집이 갑작스런 과부하에는 타 버리는 것과 같은 현상이 발전소 내 개폐기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19일 담당 사무관과 전기전문가 6명으로 조사단을 구성,현지에 보냈다. 유례 없는 대규모 정전사태와 한전 측의 책임회피성 태도에 격앙됐던 피해업체들은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입주업체들은 그동안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으면서도 한푼도 보상받지 못했다. 정부 조사단의 명쾌하고 설득력 있는 사고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조재희 산업부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