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비은행 강화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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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4대 금융지주사간 외형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부업 등 비은행 부문에서의 인수합병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전망입니다. 박병연기자가 보도합니다.
4대 금융지주 중 비은행 부문이 가장 취약한 KB금융지주는 3월로 예정된 카드사업 분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당장 KB카드만 분사해도 5%에 불과하던 비은행 부문 사업 비중이 수 년내 20-30%대 까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비은행 부문이 취약하다는 단점응 극복하기 위해, 저축은행 인수는 물론 잠정 중단됐던 카드사 분사도 재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달까지 외환은행 인수를 마무리할 예정인 하나금융지주는 연내 저축은행 인수를 시도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취약한 보험부문을 강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현주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자체 성장 플러스 가능하면 새로운 기업 또는 새로운 보험시장에 기회가 있는지 찾아볼 계획입니다."
반면 비교적 고른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있었던 내분을 추스르고 그동안 위축됐던 현장 영업을 정상화하는 데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입니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지주사간 경쟁은 삼화저축은행 인수전에 KB를 제외한 3대 지주사가 뛰어들면서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부실 저축은행 정리에 금융지주사들을 동원하기로 한 금융위원회의 방침과 비은행 부문 강화가 숙제인 지주사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입니다.
이들 지주사들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은행의 선진 경영기법과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저축은행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평판리스크 등을 고려해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입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들어가면 평판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받는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자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박 교수는 그러나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이나 증권, 자산운용 등 기존에 진출해 있는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신용카드나 상호저축은행, 캐피탈, 대부업 등 소매금융업에 진출할 때는 심삼숙고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자회사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이걸 잘라내 정리하는 게 아니라 다른 자회사에 업는다는 거죠. 신용카드나 상호저축은행 같은 자회사들이 문제가 생기면 감독당국은 금융지주회사에 가서 이걸 떠안으라고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금융지주들의 비은행 부문 강화가 자칫 M&A를 통한 외형경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건전성 감독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혔습니다.
이장영 금감원 부원장
“일부 은행의 민영화와 M&A 추진 등으로 대형 금융회사간 외형경쟁 심화가 우려됨에 따라 과도한 외형경쟁으로 인한 건전성 저해 여부 등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부실 저측은행 정리에 대형 금융회사들이 적극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금융위와는 다소 다른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것입니다.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은행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감독당국도 자회사의 부실을 금융지주(주로 은행)에 떠넘기는 감독관행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WOW-TV NEWS 박병연입니다.
박병연기자 by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