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갑작스런 사회공헌 '열풍'

카드ㆍ은행 등 너도나도 캠페인
금융권이 설을 며칠 앞두고 사회공헌 활동을 쏟아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4일 30대 기업 총수들과 모인 자리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가야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한 이후 일이다.

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상호저축은행중앙회 등 전 금융권 협회는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 활성화를 위해 '금융사랑 나누기 협의회'를 31일 발족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금융소비자에 대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활성화 방안 등을 협의해 실천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별도로 각 금융업 협회는 회원 금융회사와 적십자사 등 사회단체를 연계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직접 연락을 받지는 않았지만 착한 기업,사랑받는 기업을 강조하는 정부 분위기에 영향받지 않을 수 없다"며 "각 업권 협회들이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분위기를 공감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협의회를 발족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제각각이어서 티가 나지 않고 모두 모여서 하면 아무래도 홍보 효과도 크다"고 덧붙였다.

여신금융협회는 이날 신용카드업계의 사회공헌 활동 활성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기프트카드 잔액과 소멸 포인트 등으로 매년 200억원 이상의 기금을 조성해 사회공헌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비씨카드는 당장 이날부터 구제역 피해 농가 지원을 위해 탑(TOP)포인트와 성금을 기부하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동안 준비해온 사회공헌 활동을 이날 발표한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지역아동센터 90개소와 자매결연을 맺고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행복한 공부방' 사업을 전개하기로 하고 이날 공부방 현판식을 가졌다. 기업은행은 서울 면목종합사회복지관에서 독거노인 260여명을 초청해 갈비탕과 떡 과일 등을 대접하고 인근 어려운 가정을 찾아가 쌀 300포를 전달했다. 농협은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구제역 성금 24억원으로 구제역 방역 물품을 구입해 현장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