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아랍권, 튀니지ㆍ이집트 사태에 단결"

[0730]“아랍권이 하나의 목소리를 찾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 그동안 다양한 목소리를 내오던 아랍권이 튀니지와 이집트 사태 등을 계기로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고귀한 삶을 향한 심연의 정서가 이집트와 중동 전역을 하나의 운명 공동체로 묶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존중을 거부당하는 정치적 억압과 최근 식량가격 폭등으로 인한 경제적 곤경이 수많은 아랍인들을 거리로 뛰쳐 나오게 만들고 있으며, 이들이 점차 하나로 묶여지고 있다는 게 NYT의 진단이다.

탈랄 살만 알 사피르의 편집장은 칼럼에서 “튀니지의 경험이 이집트를 인도하는 불빛이 될 것이며, 예멘과 수단, 그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모든 아랍 세계 사람들의 등불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어 “이들은 심지어 미래에 닥칠 최악의 가능성도 현 상태 보다는 낫다는 점에서 어떤 위험도 불사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이례적인 동맹의 배경에는 알자지라라는 방송이 자리잡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알자지라는 연일 튀니지와 이집트 시위 상황을 현장 중계하고 있으며 때로는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여기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가세해 공통 언어를 쓰는 서로 다른 장소의 사람들을 하나로 묶고 있다는 게 NYT의 설명이다.지난 28일 튀니지의 이집트 대사관 앞에서는 시위대들이 ‘무바라크 퇴진’을 외쳤고, 한 레바논 신문은 튀니지 행동가의 조언을 이집트 시위대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시위는 밤에 하라. 전자 쇼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비닐 백을 써라. 최루탄 가스를 견디려면 코카콜라에 세수를 하라. 경찰차 앞 유리창에 검은 페인트를 칠해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아랍권에서는 독재 정권을 유지시켜준 미국에 대한 반감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최근 시위 촉발 과정에서는 내부 문제에 일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학자는 “정권이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서 국민들이 그들의 정권을 바라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요르단의 베테랑 반체제 운동가인 라이스 쉬빌라트는 “만일 누군가가 우리를 이끌 수 있다면 그가 블라디미르 레닌이라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