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제3고도화 설비가 '효자'…나홀로 수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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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휘발유·경유 수출 급증…공장 가동·유가 상승 맞물려GS칼텍스가 작년 12월1일부터 100% 상업 가동에 들어간 제3 고도화 설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고도화 설비에서 재정제돼 나오는 휘발유와 경유 등 경질유 제품의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국내 4개 정유사 중 유일하게 수출 물량이 증가하고 석유 제품의 평균 수출 단가가 오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GS칼텍스의 석유제품 수출은 총 798만1000배럴로 전달에 비해 4.2% 증가했다. 수출액 역시 8억200만달러로 11.1% 많아졌다.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나머지 3개 정유사들의 수출 물량이 같은 기간 9.9~25%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실적이다. GS칼텍스의 수출 증가를 견인한 것은 최근 고유가 상황과 맞물려 국제가격 시세가 고공 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휘발유와 경유다. 이 회사의 12월 휘발유와 경유 수출 물량은 전달에 비해 각각 62.3%,57.5% 늘었다. 현재 휘발유와 경유의 국제 시세는 유가(두바이유 기준)보다 배럴당 10달러 이상 높은 105~115달러대에 형성돼 있다. 원유를 수입해 와 휘발유,경유로 가공한 뒤 되파는 정유사 입장에선 유가와 석유 제품 가격 차이가 클수록 이익이 증가한다.
회사 관계자는 "고도화 설비가 작년 말부터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서 휘발유와 경유 생산량이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와 상업가동 타이밍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정유사 가운데 유일하게 12월 석유제품 평균 수출단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오른 것도 휘발유와 경유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총 2조6000억원이 투입된 GS칼텍스의 제 3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저가 중질유인 벙커C유를 휘발유와 등 · 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로 재(再)정제해주는 생산 시설이다. 2007년 2월 첫 투자 결정이 이뤄진 뒤 완공까지 3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 설비가 상업가동에 들어가면서 GS칼텍스의 하루 고도화 설비 처리규모는 15만5000배럴에서 21만5000배럴로 38.7% 늘어났다. 고도화 비율(전체 원유정제 처리 능력 대비 고도화 설비 생산 비중)도 20.7%에서 28.7%로 높아져 업계 1위(상업가동 기준)에 올랐다. 이 회사는 제 3고도화 설비에서 생산되는 경질유 제품을 전량 해외로 수출,수익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 11,12월 석유제품 수출 실적은 정유사들이 왜 고도화 설비 투자에 앞다퉈 나서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며 "업체간 고도화 설비 증설 경쟁이 앞으로도 치열하게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