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美 항공사에 '날씨' 악재

[0730]지난해 말부터 미국 전역을 강타한 폭설과 한파로 미 항공사들이 입은 손실이 7000억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최근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미 항공사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플라이트스탯츠와 플라이트어웨어닷컴 등 항공 조사기관의 보고서를 인용,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폭설과 한파 등 기상악화에 따른 결항으로 미 항공사들의 순손실이 6억2900만달러(7000억원)에 달한다고 8일 보도했다.미 정부가 날씨로 인한 항공사 손실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7년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다.플라이트스탯츠에 따르면 최근 3개월 간 날씨로 인해 결항한 항공편은 총 8만9884대로 집계됐다.결항 대수도 1987년 이후 최대 다.2001년 같은 기간 총 7만6851대가 결항한 기록을 넘어섰다.지난주 중서부 및 동부 지방을 강타한 폭설로 결항한 항공편만 2만여대에 달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결항 사태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미 국립기상청은 이번 주에도 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파와 강풍을 동반한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고했다.

미 컨설팅업체 LECG의 다니엘 캐스퍼 항공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2월 첫 주지만 항공사들이 이미 많은 피해를 입었다” 며 “기상악화가 지속된다면 항공사들의 실적이 더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실제로 미국 2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지난달에만 7500여편이 결항하면서 3000만달러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델타는 지난해 4분기에 19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려 1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델타가 4분기에 흑자를 기록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이처럼10년 간의 긴 침체에서 회복되고 있는 항공사들이 ‘날씨’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델타뿐 아니라 유나이티드콘티넨탈,아메리카항공,젯블루 등 침체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던 미 대표 항공사들이 날씨로 인해 경영이 악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