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株 '빅3' 외국인 뭇매 왜?

애널리스트 호평에도 나흘째 조정
현대중공업이 지난달 27일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실적과 수주 모두 부족함이 없다''전 부문에 걸친 성장'등의 찬사를 쏟아냈다.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실적을 발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외국인이 조선주를 대거 처분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일부터 나흘 연속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 '빅 3'를 연일 내다팔고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이 2위,삼성중공업이 5위에 올라 있다. 이 여파로 주가도 급락했다. 최근 나흘간 현대중공업은 8.64% 하락했고,삼성중공업(-13.31%) 대우조선해양(-14.35%) 역시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현대중공업은 오전 한때 2%대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매도 주문이 쏟아지면서 결국 0.57% 하락한 4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조선주 매도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우선 지난달 말 달러당 1121원50전이던 원 · 달러 환율이 최근 빠르게 하락해 1100원대까지 떨어지자 수주대금을 달러로 받는 조선업체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후판가격이 지난달부터 꾸준히 오름세를 타면서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러나 "두 가지 요인 모두 조선업체의 펀더멘털을 훼손할 정도의 악재는 아닌 것 같다"며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그동안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조선주를 집중적으로 차익 실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조선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현재 주가 수준이 조선업이 초호황을 누리던 2007년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는 만큼 추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올해 예상 수주액은 266억달러로 2007년(250억달러)보다 더 많고,주가수익비율 역시 9배 정도로 시장 평균(11~12배)보다 낮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