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열차 첫 탈선 사고

광명역 접근하다…인명피해 없어
코레일 "지반 침하 여부 등 조사"
경기 광명시 광명역 인근에서 11일 오후 1시5분께 부산발 KTX 열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아찔한 사고가 처음 발생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열차는 오전 10시45분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KTX부산-산천 224호 열차로 광명역 500m 전방터널에서 역 구내로 진입하던 중 몇 차례 덜컹거리다 후미 5~10번 6량이 궤도를 벗어났다. 사고 당시 승객 149명이 열차에 타고 있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승객들은 사고 직후 승무원들의 안내로 기차에서 내려 선로를 따라 광명역으로 대피했다. 이 사고로 대전~광명 고속열차는 상 · 하행 운행이 모두 중단됐으며 후속 열차는 부산~대전은 고속선으로 운행,대전~서울은 일반선으로 우회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선로 전환기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가 나와야 알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철도전문가들은 터널을 지나 역으로 진입하면서 속도를 낮춘 상태에서 차량 후미가 이탈한 점을 고려할 때 차량 자체결함보다 지반 약화 등 선로이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철도궤도부품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반이 약해지면서 철도가 달리는 궤도의 틀림 현상이 이번 사고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감사원은 2006년 11~12월 코레일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을 대상으로 한 'KTX 건설사업 추진 실태' 감사결과 KTX의 각종 안전장치가 제대로 설계 · 시공 및 유지관리되지 않아 선로나 신호호환 장애로 인한 탈선 등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 120개 구간에서 2004년 4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노반 침하로 모두 4392번이나 궤도 틀림이 나타났다.

광명역의 정상운행은 12일 오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 측은 "사고 철도를 기중기로 옮기는 작업이 간단치 않다"며 "당분간 광명역에서 출발하는 KTX는 일반철도 노선으로 우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노선으로 우회하면 서울역에서 대전까지 평소 1시간 이내에서 1시간40분 정도 걸린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