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3년…국민 여론조사] 高물가·취업난·전세 대란에 경제 '낮은 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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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운영 전반이명박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을 내세우며 집권한 지 3년이 흘렀지만 국민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살림살이가 3년 전에 비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10명 중 1.4명에 불과했다.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33.8%에 불과하고,가장 잘못한 분야로 경제가 꼽힌 것도 생활형편이 팍팍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살림살이 3년 전보다 좋아졌다"…국민 10명 중 2명도 안돼
30대 70% "MB노믹스 잘못"…외교분야 가장 높은 점수
이 대통령이 3년간 가장 잘못한 분야 1위에 경제(26.8%)가 올랐고 정치(15.9%),남북관계(13.6%),부동산안정( 13.2%),복지(0.2%),교육(7.0%) 등이 뒤를 이었다. 또 '살림살이가 좋아졌다'는 비율은 14.4%에 그친 반면 '나빠졌다'는 비율은 54.6%로 나타났다. ◆30%대 국정 지지도
이번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33.8%)이 다른 여론조사(40%대)에 비해 낮게 나온 것은 온라인 조사와 전화 조사를 병행해 젊은층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한 결과다. GH코리아 관계자는 "다른 여론조사 기관들은 주로 유선 전화번호부에 등재된 전화를 이용해 정확한 여론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온라인 조사는 유선전화 조사에서 원천 배제되는 젊은층의 의견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선전화로만 조사하면 30% 이상으로 추정되는 유선전화 미보유자와 등재하지 않은 사용자는 조사 대상에서 빠진다. 여야 의원 61명이 여론조사기관이 휴대전화 번호를 제공받아 여론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휴대전화 여론조사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융위기 극복에도 평가는 낮아이 대통령은 취임 첫해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난관에 봉착했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 출신답게 위기극복을 진두지휘해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위기를 넘긴 것으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6.1%의 경제성장률은 8년 만에 최고치였다. 설문조사에서 외교(30.5%)에 이어 경제(24.4%)가 가장 잘한 분야 2위에 오른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본격화된 물가상승과 전셋값 폭등으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MB정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세와 친(親)서민을 핵심으로 하는 'MB노믹스'에 대한 평가도 냉혹했다. '잘못했다'는 응답이 58.3%를 기록,'잘했다'는 비율(27.7%)을 크게 웃돌았다. 30대의 70%가 '잘못했다'고 답했다. 특히 미소금융,취업 후 상환 학자금대출 등 친서민 정책에 대해서도 '잘못했다'(69.2%)는 평가가 '잘했다'(19.9%)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도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민간의 주택공급을 위축시킨 데다 최근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잘했다'는 응답은 14.3%에 불과했다. 72.5%가 '잘못했다'고 답했다.
◆퍼주기 중단 대북정책 "잘한다"외교는 MB정부의 가장 잘한 분야로 꼽혔다. 작년 말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아랍에미리트(UAE) 원전수출 등으로 한국의 대외브랜드가 높아진 점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 때 크게 흔들렸던 한 · 미 관계를 다시 튼튼한 동맹관계로 추스르고 다져놓았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잘못했다'(49.6%)는 비율이 '잘했다'(34.0%)를 앞섰다. 장년층(50대 이상)에선 잘했다는 비율이 조금 많았다. 다만 일방적인 '퍼주기식 지원'을 중단한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가 우세했다. 북한이 핵 폐기에 대한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대화나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58%가 찬성,27%가 반대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