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공관장 좌담회] "말뿐인 阿 자원개발 투자…리스크 있다고 미루기만"

대사들 고충 털어놔
현지에서 발로 뛰는 대사들은 이번 좌담회에서 나름의 고충을 털어놨다. 김성철 주 DR콩고 대사는 아프리카 자원개발이 말로만 그치고 성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기업들이 리스크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투자를 자꾸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사는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전략적 결정을 하면 관련 회사와 금융기관이 모두 따라 나와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DR콩고에서 한 중소기업이 광산을 받고 인프라를 건설해주는 계약을 맺었지만 막상 국내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자원개발 경험이 있는 기업이 거의 없는 데다 광물자원공사도 공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 탓으로 모험을 회피한다는 것이다. 대기업들도 광물자원공사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컨소시엄 참여를 꺼린다는 게 김 대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렇게 되면 우리는 외국자본이 이미 다 사들인 광산의 지분을 뒤늦게 비싸게 살 수밖에 없다"며 "아프리카에서 영원히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비호 주 불가리아 대사는 "작년 12월 국내 중소업체 S사가 불가리아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함으로써 이 분야 진출에 물꼬를 텄다"며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크게 열리기 시작한 동유럽권에 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신재생에너지를 수출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자금 지원 결여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태양광발전소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등 신재생에너지 수출은 통상 15~25년 장기 프로젝트이며 자기자본이 많이 소요돼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도 애로를 겪고 있다. 그는 "상당수 중소기업은 한국과학재단 산하 녹색지원단이 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를 주문했다. 또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수출기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좀 더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