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비즈도 '구조조정'…최대 20% 줄인다

중기청, 내년부터 기준 강화…벤처 중복 인증도 개선 작업
중소기업청이 벤처기업에 이어 이노비즈 기업(기술혁신형 중소기업)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이노비즈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것"이라며 "하반기 중 용역이 마무리되면 이를 바탕으로 평가 지표를 바꿔 내년부터 이노비즈 기업 인증에 활용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그는 "정해진 목표는 없지만 10~20% 정도 감소하는 게 적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노비즈 인증 유효기간이 3년인 점을 감안하면 2015년까지 구조조정이 마무리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이노비즈 기업이 1만6200개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다 보니 정비 필요성이 커졌다"며 "무엇보다 이노비즈의 정체성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설명했다.

중기청이 구상하는 이노비즈 기업은 한국형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스몰자이언츠'의 전 단계에 있는 기업들이다.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기업,재도약을 위한 기술적 기반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이노비즈 기업을 재편하겠다는 게 중기청의 계획이다. 성장단계별로 벤처기업들이 창업(1~5년),성장(6~9년)단계에 있다면 이노비즈 기업들은 업력 10년이 넘어 정체단계나 재도약 준비단계에 있는 기업들이 대상이 된다. 중기청은 이노비즈 구조조정과 함께 벤처와 이노비즈의 중복 인증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벤처와 이노비즈 인증을 동시에 받은 기업은 7500여곳에 달한다. 중기청은 이에 따라 이노비즈 인증 기업의 벤처 졸업제를 도입한다든가 또는 벤처와 이노비즈 인증 심사를 하는 기보의 심사 방식을 손보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양쪽을 칼로 자르듯이 나누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 중복 인증을 크게 줄여 기업 성장단계별로 벤처,이노비즈가 적절하게 구분된다면 그에 맞춰 국내 판로 확보,자금,수출,기술개발 등 필요한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기청은 올 4월부터 강화된 벤처확인제도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벤처기업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4월 기술성부문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얻어야 벤처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벤처확인제도를 변경했다. 기술보증기금에 따르면 현재 벤처기업 2만4882개 중 18%가량인 4800여곳이 퇴출될 것으로 예측됐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


◆ 이노비즈

이노비즈 기업은 기술보증기금의 보증에서 우대혜택을 받을 수 있고 보증심사가 대폭 간소화된다. 또 기술혁신 개발사업 등 각종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통한 정책자금을 이용할 수 있고 병역특례 혜택이 부여된다. 이노비즈 선정은 예비평가와 기보의 현장평가를 통해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