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東 불안 후폭풍…나프타값 1주일 새 8.5% 급등

프로필렌 4.3% 뛰어 t당 1461弗…고유가 여파 추가 상승 가능성
리비아 반정부 시위 확산 등 중동지역 정세 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으로 나프타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의 주요 원료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1일 원자재정보업체 코리아PDS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에서 거래된 나프타 현물가격(해상운임 포함 기준)은 t당 948.75달러로 1주일 사이에 8.5% 급등했다. 한 달 전에 비해서는 9.5%,1년 전과 비교하면 37.1% 뛰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도 나프타 가격은 2월28일 기준 배럴당 106.71달러로 1년 전보다 36.0% 올랐다. 프로필렌은 한국 현물(이하 본선 인도 가격) 기준으로 1주일 새 4.3% 오른 t당 1461달러를 기록했다. 한 달간 상승률은 11.7%,작년 이맘때보다는 21.7% 올랐다. 국내 에틸렌 현물가격도 t당 1321달러로 한 주 전보다 2.3% 오르면서 한 달 동안 6.9%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7.8% 높은 가격이다.

타이어 원료로 많이 쓰이는 부타디엔 상승폭은 더 크다. 지난주 한국 현물가격은 t당 2540달러로 전주 대비 3.7% 상승하며 한 달 상승률이 17%를 넘어섰다. 1년 전과 비교하면 43.9% 급등했다. 나프타는 원유를 증류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며,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은 나프타를 열분해하는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온다.

유화 원료제품의 가격 상승은 지난해 말 중국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다 최근 국가별로 석유화학 생산설비의 개보수 일정이 정해지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이 가격에 미리 반영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나프타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재고를 대거 확보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중국은 올해 석유화학 생산설비의 가동 중단 계획에 따라 가격 상승을 예측하고 물량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선임연구위원은 "지금은 중국이 재고를 소진하는 기간이어서 가격 오름세가 약간 주춤해진 상태"라며 "중국은 재고 소진과 제품 구입을 약 2개월마다 반복하기 때문에 3,4월엔 가격이 한 차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이 정기 보수에 들어가면서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싱가포르 셸은 지난달 정기 보수에 들어갔으며,이달엔 일본의 쇼와덴코가 설비를 보수한다. 국내 여천NCC도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으며,LG화학 호남석유화학 삼성토탈 등도 조만간 감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 선임연구위원은 "올 2분기 아시아의 유화제품 생산 감소분만 650만t에 이른다"며 "한국이 석유화학 제품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인데 국내 설비의 절반이 가동을 중단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