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또 '反시장' 발언] 노이즈 마케팅으로 정치적 위상 다지기?

세종시 낙마 후 다시 주목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협력사 이익공유제'발언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발언의 진의와 아이디어의 실행방법 등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일단 정치권과 언론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다. 당장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정 위원장의 발언을 정면 비판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정 위원장은 홍 최고위원이 좌파적 주장이라고 공격한 데 대해 "홍 최고위원이 뭘 아느냐,또 그가 뭐라고 하든 나는 상관없다"고 정면 대응했다. 홍 최고위원은 "그래도 나는 731부대는 안다"고 반격했다. 정 위원장이 국무총리 재직 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731 부대(일제의 생체실험부대)가 뭔지 아느냐"는 질문에 "항일 독립군인가요"라고 답해 곤욕을 치른 걸 겨냥한 것이다.

홍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이익의 일부를 협력사에 주자는 식의 주장은 도대체 어떤 법 논리를 근거로,어떤 이유에서 나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중요한 직책에 있는 분이 한국 사회의 근저를 흔드는 발상은 안 해줬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홍 최고위원뿐 아니다. 재계도 연일 정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함께 쏟아내고 있다.

정 위원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2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다시 반박한 것이다. 일각에서 "정 위원장의 정치적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논쟁을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일환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노이즈 마케팅이란 새로 시장에 내놓을 상품을 미리 각종 구설수에 노출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마케팅 기법이다. 한 중진 의원은 "그런 측면에서 홍 최고위원이 정 위원장에게 말려드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오는 4월 분당을 출마뿐 아니라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정 위원장이 이익 공유제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섬으로써 정치적 위상을 착실히 다지고 있다는 것.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쓸쓸히 정계를 떠난 그로서는 이 같은 논란이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