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추가지정 올스톱] 덩치 큰 광명·시흥 보상 엄두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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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까지 급 브레이크기존 보금자리주택지구의 개발이 대거 지연되고 있다. LH가 돈이 없어 보상을 제때 못하고 있는 데다 보상금 축소 움직임에 대한 주민 반발,지방자치단체의 개발 반대 등의 문제가 불거져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어서다.
하남·구리는 "쥐꼬리 보상사업 철회하라"
◆LH 자금난으로 보상 줄줄이 지연정부는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모두 17곳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했다. 그러나 지구지정은 했지만 보상이 지연돼 사업이 예정보다 6개월 이상 지연되는 곳이 수두룩하다.
시범지구의 경우 하남 미사지구의 보상이 지난해 말 겨우 시작됐다. 2009년 10월 지구지정이 됐지만 보상단계까지 가는 데 1년 이상 걸렸다.
보상이 지연된 주요 원인 중 하나가 LH의 자금난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LH는 작년 3월 보상공고를 냈지만 모두 네 차례에 걸쳐 보상 개시를 연기한 바 있다. 또 채권 보상기간을 기존 2~3개월에서 6개월로 늘렸다. 이는 초기 6개월 동안은 현금이 아닌 채권으로만 보상하겠다는 의미로,초기 현금보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앞서 보상에 착수한 시범지구의 채권 보상 기간은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이 2개월,고양 원흥이 3개월이었다. 2차 지구 보상은 올해 비로소 시작될 전망이다. LH는 지난달 말 올해 사업계획을 확정하면서 구리 갈매,부천 옥길,시흥 은계 등 3개 지구를 신규 착수 사업 명단에 올렸다. 내곡지구 세곡2지구 등 서울시가 맡은 2차 지구 사업이 이미 지난해 말 보상에 들어간 것과 대조적이다.
3차 지구의 경우 아직 보상을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시흥 · 광명지구처럼 보상규모가 7조원에 육박하는 신도시급이 포함돼 있어 내년 보상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구지정 철회 움직임 확산보금자리주택지구 철회를 요구하는 지자체와 주민들의 요구도 확산일로다.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된 성남 고등지구의 경우 성남시가 작년 여름 공람공고 등에 협조하지 않기로 하면서 사업이 올스톱된 상태다.
하남 미사지구 토지 보상금이 주민들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1조원 정도 낮게 나오자 인근 하남 감북 · 감일지구,구리 갈매지구 등에서도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주민들은 LH 본사와 국토해양부 등에서 줄기차게 지구 지정 철회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감북지구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주민의 90%가 개발 반대 서명에 동참했다"며 "하남시 지역구 국회의원 등의 협조를 얻어 지구 지정을 반드시 철회시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보상이 늦어지면 언제 본청약이 이뤄질 수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