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소득자 세무검증제 실효성 높이는데 주력해야

의사 · 변호사 등 전문직 사업자 및 현금 수입업종 사업자에 대한 세무검증제도가 어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위를 통과했다. 소위는 검증 대상을 특정 업종으로 국한시킬 경우 형평성 시비가 일 수 있어 '모든 업종'으로 확대했다. 대신 초기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검증대상이 되는 연소득 기준을 5억원에서 상향 조정하고 업종별로 차등화한다고 한다. 작년에 무산됐던 이 제도에 대해 이번에도 일부 의원들의 반대가 컸던 것을 감안하면 소위 통과는 다행스런 일이다.

정부는 세무검증제도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거쳐 내년부터 시행되면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세무사들의 직업윤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무사는 사업자로부터 보수를 받고 일하기 때문에 사업자의 소득을 엄격하게 검증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세무공무원에 준하는 일을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정부는 불성실하게 검증한 세무사에게 일정기간 해당 업무 자격을 정지하는 것까지 포함해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세무검증을 받음으로써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경비로 인정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소득 사업자들이 세무검증제도가 필요없도록 성실하게 세금을 내겠다는 확고한 납세의식을 갖는 것이다. 개인사업자의 소득파악률이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60~70%에 머물고,현금수입업종의 소득탈루율이 40%를 넘는 현실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