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內前 장기화] 교민ㆍ주재원 모두 철수시킨다

● 정부, 여행금지 지역 지정키로

"200억 장비 현지인에 맡겨…"
몸만 빠져나온 건설사 '발동동'
정부는 리비아 전역을 '여행금지' 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주재원과 교민을 전원 철수시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또 리비아 진출 건설업체의 자금난을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장비 · 자재 분실,현장 파손,공기 지연 등의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한 법적 지원에도 나섰다. 리비아에는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와 중소 건설사인 신한 한일건설 이수건설 등 총 21개 건설사가 진출해 있다. ◆정부, 교민 주재원 전원철수

외교통상부는 4일 관계부처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리카 · 중동 급변사태 비상대책반' 회의를 열어 리비아 전 지역에 대한 여행경보 단계를 3단계(여행제한)에서 4단계(여행금지)로 상향조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에 따라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민동석 제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여권정책심의위원회를 소집해 여행경보 상향조정을 논의할 계획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행경보가 4단계로 격상되면 입국이 금지되며 잔류를 희망하는 교민들도 개별적으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 없이 잔류하는 교민에 대해서는 여권법에 의거해 행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비아에 잔류하고 있는 교민은 10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건설사 유동성 지원국토해양부는 리비아 진출 건설업체에 대한 대출금 회수를 중단하고 공사이행보증을 연장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의 협조 공문을 금융회사에 발송했다고 이날 밝혔다.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리비아에서 철수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융회사들이 리비아 진출 건설업체에 발급해줬던 공사이행보증 연장을 거부해 공사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리비아 진출 건설사의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줬던 금융회사들이 담보가치가 감소하자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대출금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피해 보상 대책도 마련

국토부와 해외건설협회는 건설업체의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 사업장은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데다 경비도 철저해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중소 건설사들의 주택건설 현장은 주민 난입 등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현지인 직원 위주로 구성된 자치위원회에 200억원 상당의 중장비와 자재 등을 맡기고 나왔다"며 "한번 어디로 몰고 가면 찾을 수도 없는데 걱정이 태산같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도 최근 리비아 탈출 업체 16곳이 참석한 가운데 '리비아사태 법률자문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다음주 중 피해 구제책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배포키로 했다.

조성근/장진모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