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發 빅뱅…5대 금융지주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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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229조 금융지주사 탄생…은행·보험 등 지각변동 예고
신용(금융)사업과 경제(농축산물 가공 · 유통 · 판매)사업 분리를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이 4일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이 오는 10~11일께 본회의를 통과하면 농협중앙회 산하에 사업부로 존재하던 신용사업이 내년 3월 농협금융지주회사로 재탄생한다.

농협중앙회 신용부문이 분리되면 총 자산 229조원(지난해 말 기준)의 국내 5위 금융지주회사가 된다. 현재 국내 금융권은 KB금융(326조1000억원) 우리금융(326조원) 신한금융(311조원) 하나금융(311조원,외환은행 포함) 등 4대 금융지주 중심으로 돼 있다. 농협이 농촌 각 지역에 산재해 있는 '단위조합'과 시너지를 낼 경우 시중은행들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금융 빅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농협의 신용사업은 그동안 농협중앙회 안에 하나의 사업부로 운영돼 왔다. 금융회사로서 1인당 생산성 및 수익성,전문성이 떨어지고 의사결정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농협금융지주회사의 출범은 이 같은 굴레를 벗어던지고 보험 카드 증권 등 각 금융 부문 간 시너지와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농협 관계자들의 얘기다.

김익수 농협 금융구조개편부 금융총괄팀장은 "금융지주회사 체제는 종합금융으로 가는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는 데 유리한 제도"라며 "협동조합이라는 정체성에 발목을 잡혔던 농협 신용사업의 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농협중앙회 이사회는 의사결정이 늦고 비효율적이었다"며 "농협금융지주회사가 출범하면 시장의 움직임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협금융지주의 주축은 NH은행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NH은행의 총 자산은 192조원이다. 국민은행(271조원),우리은행(240조원),신한은행(234조원)에 이어 4위다. NH은행은 앞으로 시중은행과 본격적인 경쟁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농협금융지주는 또 NH생명 NH화재 NH투자증권 등을 자회사로 둔다. NH카드도 장기적으로 분사한다. 자회사 간 시너지를 강화할 경우 시중은행은 물론 금융권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부문은 설립과 동시에 자산 33조원의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춘 생보업계 '빅4'로 올라선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