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탈세 뿌리뽑기 팔 걷었다

국세ㆍ관세청, 추적ㆍ과세 공조
금융당국도 참여 협의체 결성

국세청과 관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이 역외탈세 추적 및 과세를 위해 협력체제를 구축한다.

7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서울지방국세청 금융감독원 금융정보분석원(FIU) 등과 공동으로 올해 안에 '역외금융협의체'를 결성,기업의 자금세탁 및 해외 재산 도피를 통한 역외탈세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정부가 역외금융협의체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세무 · 금융당국이 가진 정보를 총동원해 역외탈세 추적작업을 벌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외탈세를 꾀하는 A사가 있다면 A사가 반드시 조작해야 할 수출입 거래 및 외환거래 자료는 관세청이 가지고 있다. 국세청은 해외 현지에 파견한 전문요원 등을 통해 A사의 탈세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

FIU는 해당 대주주가 해외에 빼돌린 재산을 국내로 다시 반입할 때 그 징후를 포착할 수 있다. 국내 금융회사는 모든 자금세탁 의심 거래를 FIU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정보를 유기적으로 활용해야만 역외탈세 추적 및 과세가 제대로 이뤄지게 된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세청과 관세청이 협력하면 두 기관이 가진 막강한 수사 · 조사인력을 활용해 역외탈세 추적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올해 1조원 이상의 역외탈세를 찾아내 과세한다는 목표 아래 예산 확보와 함께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미국 스위스 등 해외 세무당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청은 서울세관 외환조사과에만 50여명의 인력을 확보했으며 앞으로 역외탈세 전문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과 관세청은 역외탈세 의심 기업에 대해 강제수사를 벌일 수 있는 특별사법 경찰권도 갖고 있다"며 "이현동 국세청장과 윤영선 관세청장 모두 역외탈세 추적에 강한 의욕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두 기관의 공조 여하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 역외탈세

조세피난처 국가에 유령회사를 만든 뒤 그 회사가 수출입 거래를 하거나 수익을 올린 것처럼 조작해 국내 법인이나 개인이 세금을 내지 않거나 축소하는 것을 말한다. 역외탈세는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그 과정이 워낙 복잡하고 은밀한데다 수법도 첨단화ㆍ지능화되고 있어 추적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