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창업 대전망] 高물가로 꽁꽁 언 창업시장…'퀵&웰빙'으로 뚫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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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가볍게 주말엔 격식있게"
면요리ㆍ주먹밥ㆍ커피점 바람
여성 위한 웰빙음식도 관심
자영업자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우선 물가폭등으로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가 되살아나는 것도 아니어서 판매가를 함부로 올릴 수도 없는 형편이다. 소비자들이 발길을 돌리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면서 돼지고기 값이 폭등했다. 이에 따라 고깃집들도 하나둘씩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물가상승과 반비례,소비자들의 지갑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전기 · 가스 · 수도 요금도 덩달아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일부 고깃집들은 업종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업시장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창업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웰빙바람을 타고 시푸드 레스토랑과 샐러드바,고급 한정식과 에스프레소 커피점은 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반면 삼겹살 전문점과 치킨,선술집 등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계형 업종들은 혹독한 추위에 몸을 떨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창업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보수적으로 사업 전략을 짜야 하는 시점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프랜차이즈 수준 평가로 인한 프랜차이즈 업계의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우수 프랜차이즈로 지정되면 브랜드홍보와 자금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받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수업체 지정으로 인해 가맹점 사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이 브랜드를 선택할 때 확실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우수한 업체로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올해 창업시장은 경기순환 국면에서 보면 지난해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평일에는 '가볍게',주말에는 '격식있게' 외식소비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패스트푸드와 면요리,주먹밥전문점 등 빠른 회전율을 보이는 퀵푸드(quick food)와 함께 주말에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외유형 외식업이 동시에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맛이나 푸짐함보다는 분위기나 서비스가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잣대가 되면 외식은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라 건강을 챙기고 대화를 나누며 즐기는 문화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원가 상승으로 수익률이 낮아짐에 따라 마진이 큰 고수익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커피전문점이 대표적 사례.특히 혼자서도 할 수 있는 1인 기업 형태의 테이크아웃형 외식업도 조명을 받고 있다. 자본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동일한 판매특성과 노동의 동질성을 살린 이업종 간의 결합도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웰빙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 듯소비 시장의 주축인 여성들의 활동량이 증가하면서 웰빙 바람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부드러운 음식(soft food)이 대표적인데,신선한 야채를 곁들인 샤브샤브전문점이나 죽전문점,수제파이,홍삼커피전문점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에스프레소 커피의 대중화에 힘입어 커피전문점은 캡슐 커피와 렌털 비즈니스 모델까지 등장하는 등 새로운 경쟁 국면에 돌입하고 있다.
사회의 역동성이 활발해지면 상대적으로 개인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는데,이로 인해 보다 자극적이고 이색적인 요소를 찾는 경향이 생긴다. 최근 성장세가 뚜렷한 노래방과 주점을 결합한 노래주점 프랜차이즈와 어두운 조명과 현란한 영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클럽식 감성주점 등은 젊은이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아이템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변화 속도와 주기가 빨라지고 좁은 내수 시장에서 경쟁의 농도는 한층 진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자칫 트렌드와 유행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예비창업자들은 소식(小食)이나 감성과 같은 밀레니엄 트렌드와 경기흐름에 따른 순환적 추세를 정확히 읽고 그에 맞는 업종을 고르는 것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원한다면 이런 트렌드를 선도하는 가맹본부가 어디인지 눈여겨 볼 일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도움말=박민구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