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부회장 구본준 "휴대폰 판매 전략 매달 새로 짜 보고하라"

속도 경영으로 '名家 부활' 박차
서울 연구소~평택 공장 이동땐
엔지니어들 헬기 이용토록 조치
"휴대폰 판매 전략을 한 달마다 새로 짜서 보고하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사진)이 '스피드 경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속도 경영을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조속히 회생시키고 '휴대폰 명가'의 부활을 앞당기겠다는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그동안 분기 및 반기 간격으로 짜오던 판매 전략을 '월별 수립 체제'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MC사업본부는 향후 6개월간의 월별 판매 목표치,신제품 출시 및 마케팅 계획 등을 매달 수정해 구 부회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회사 측은 자사 및 경쟁사의 스마트폰 등 판매 추이와 소비자 선호도,경기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최적의 판매 목표와 영업 전략을 수립하고 시장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비교적 상황이 양호한 HE사업본부(TV사업 담당),HA사업본부(가전사업 담당),AE사업본부(에어컨사업 등 담당)는 여전히 분기 및 반기 판매전략을 수립,보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미국 유럽 등 주요 해외법인이 제출하는 마케팅 계획도 분기 단위에서 월간 단위로 변경토록 했다. 각국의 경기 상황을 매달 반영해 해외법인들의 판매 목표치 등을 조정하고 지역시장 변화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다. 구 부회장의 속도 경영은 작년 10월 초 취임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 취임과 동시에 HE 및 MC사업본부장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11월 초엔 MC사업본부를 스마트폰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매년 12월 중순께 조직개편을 해오던 관례를 깬 것이다.

MC사업본부 내 스마트폰사업부와 피처폰(일반 휴대폰) 사업부에 각각 떨어져 있던 전략상품 기획 기능을 통합했다. MC사업본부 근무 시간은 종전 오전 9시~오후 6시에서 오전 8시~오후 5시까지로 1시간 앞당겼다. 휴대폰 제조를 하는 평택공장 근무시간과 일치시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서울 가산동 소재 휴대폰연구소와 평택공장을 오가는 헬기도 마련,엔지니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의 기획부터 개발,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시장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스피디한 조직을 만들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구 부회장의 속도 경영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45% 늘어난 520만대에 달하면서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을 추월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20%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1분기 휴대폰 부문은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적자폭이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며 "2분기엔 휴대폰 부문의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