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은 총재, 금리인상 시사

"물가안정보다 중요한 가치 없다…3월 소비자물가도 2월과 비슷"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9일 "물가안정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며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정책금리(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김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물가와 성장이 상충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김 총재는 "(국가 경제 전체로는) 성장 고용 물가안정이 균형을 이뤄야겠지만 물가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한은 입장에선 물가 이상의 가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및 신흥시장국의 수요 확대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대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해 "구체적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2월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월 4.1%를 기록한 뒤 지난달엔 4.5%로 높아졌다. 김 총재는 "경기 상승에 따른 수요 압력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측면 양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정위 의원들은 한은이 정책금리 인상에 있어 실기했다고 김 총재를 몰아세웠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한은에서 유가와 채소값 등을 자꾸 얘기하는데 이를 제외한 근원물가상승률도 3%를 넘어섰다"며 "이는 한은이 제때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도 "지금은 비상상황이란 인식 아래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총재는 "금리 인상 실기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적절히 대응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한은의 금리 인상 실기가 '청와대 눈치보기' 탓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김 총재가 청와대에 'VIP정례브리프'라는 자료를 제공했는데 이는 한은법 94조의 자료협조 조항을 스스로 어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재는 "한은은 그간 정보공유가 안된다는 비판을 들었는데 이번 청와대 자료 제공은 정보 공유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