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판 트렌드] 소셜 네트워크·127시간…영화산업·출판시장 '윈윈 효과'

올해 아카데미상에는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줄줄이 후보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벤 메르리치의 《디 액시덴털 빌리어네어스(The Accidental Billionaires)》를 원작으로 한 영화 '소셜 네트워크'는 8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고,최우수 원작 각색상을 비롯해 3개의 오스카상을 타는 쾌거를 이루었다.

찰리 포티스의 《트루 그릿(True Grit)》을 원작으로 한 '더 브레이브'와 애론 롤스톤의 《비트윈 어 록 앤드 어 하드 플레이스(Between a Rock and a Hard Place)》를 원작으로 한 '127시간'은 1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세계적으로 뱀파이어 열풍을 일으킨 스테파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독일어권 소설 최초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더 리더》 등을 시작으로 책의 영화화는 출판산업과 영화산업에 '윈-윈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야기의 탄탄한 구성력과 원작의 명성만으로도 사람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작품들이 할리우드 유명 감독과 각색 작가들의 손을 거쳐 극장가에서도 놀라운 흥행 파워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큰 예산을 들이고 유명한 배우를 썼다 해도 영화가 원작을 따라잡을 수는 없다. 한정된 상영시간 안에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기란 쉽지 않고,이런 영화의 부족함을 관객들은 원작에서 찾으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바로 출판업계의 판매와 연계돼 나타난다. 한 예로 2006년 출간된 새러 그루언의 《워터 포 엘리펀츠(Water For Elephants)》는 올해 5월 동명의 영화 개봉을 앞두고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7위에 재진입했다. 2005년 출간된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와 2009년 출간 된 《가정부(The Help)》도 영화 개봉에 앞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다시 올렸다. 이 같은 '스크린셀러'의 열풍 때문인지 한국 시장에도 영화 개봉에 앞서 원작들이 속속 출판되고 있다. 지난달에 개봉한 '아이 엠 넘버 포'의 동명 원작은 1월에 출간된 후 지속적으로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으로 똘똘 뭉친 스크린셀러의 인기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에도 소개된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은 파라마운트사, 《위키리크스-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은 드림워크사와 영화 판권 계약을 마쳤다고 한다.

서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영화와 출판 시장,작품성 있는 영화의 흥행 소식에 전체 영화시장이 상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출판시장에서도 원작 소설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박성주 < BC에이전시 영미권 에이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