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비방 말자"…'3D TV 전쟁' 진정 국면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3D 아닌 스마트TV가 화두…글로벌 무대 보고 경쟁해야
권영수 LGD사장, '진흙탕 싸움'에 소비자 혼란…소니, FPR방식 도입 검토 중
3D(3차원) TV 기술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갈등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진흙탕 싸움'이라는 평가를 의식한 듯 양측 모두 '논란을 종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자사 제품이 월등하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고 있어 불씨가 완전히 꺼지진 않았다는 지적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10일 아프리카 출장에 앞서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올해 세계 TV업계의 화두는 3D가 아니라 스마트"라며 "불필요한 3D 논쟁은 그만하고 스마트 경쟁과 콘텐츠 확보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아이폰의 예를 들며 "국내시장에서 (삼성과 LG가) 피처폰으로 경쟁하고 있을 때 아이폰이 들어와 어떤 충격을 줬는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세계무대를 보고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 데 대해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이번 간담회를 계기로 (양사간 설전이) 조기 종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상대방을 비방하는 광고는 서로 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양측은 여전히 자사 제품이 품질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사장은 "세계 시장에서 액티브(셔터글라스) 방식이 99.9%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결론이 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치면에서 삼성의 제품은 LG제품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LG의 FPR 방식에 대해서는 "화면에 편광 안경을 대면 노트처럼 줄이 생기는 문제는 극복하기 어렵다"며 "다만 가격이 싸기 때문에 소형업체는 도입할 수도 있을 것"고 주장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 FPR을 고집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권 사장도 삼성의 주장을 반박하며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내세웠다. 그는 해상도 문제에 대해 "인터텍 중국전자표준화연구소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편광안경방식이 풀HD 해상도를 구현한다고 인정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3D TV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해상도가 아니라 두통,눈의 피로를 유발하는 원인인 깜박거림(플리커)"이라며 "편광안경방식은 이를 해결했지만 셔터방식은 기술적 한계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소니도 편광안경방식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향후 FPR 방식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준/이상열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