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VE in FUND] 변동성 큰 펀드는 나쁘다고?…"적립식은 달라"

변동성 큰 적립식 수익률 '월등'
평균 매수단가 인하 효과 극대화
가치형보다 성장형 적립식 유리

주식형펀드는 꾸준히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야 우수한 펀드다. 표준편차는 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펀드 평가지표 중 하나다. 표준편차가 높으면 펀드 수익률의 변동성이 크다는 것으로 펀드 가입 시점에 따라 수익률 차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적립식 투자에서는 변동성이 큰 펀드가 작은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 높은 펀드는 나쁘다'는 투자자들의 상식을 깨는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순자산 1000억원 이상 3년 이상 된 펀드 중 표준편차 상위 10개 펀드의 거치식 수익률(이하 8일 기준)은 3년 평균 29.11%,하위 10개 펀드는 25.54%다. 이 둘 간 차이는 상위 10개 펀드가 3.57%포인트 높았다. 지난 3년간 상승장이 펼쳐져 변동성이 높은 펀드들의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또 이들 펀드에 3년 동안 매달(8일)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경우 그룹 간 수익률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동성이 큰 상위 10개 펀드의 3년 적립식 수익률은 36.97%로 하위 10개 펀드(29.85%)보다 7.12%포인트나 높았다. 거치식 수익률 격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적립식 투자는 변동성이 높은 펀드의 수익률을 끌어올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별 펀드를 통해서도 변동성이 높은 펀드가 적립식 투자에서는 유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3년 표준편차가 29.72인 '마이다스베스트트리오A1'와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1'(표준편차 22.58)의 3년 거치식 수익률은 각각 20.68%,20.79%로 별 차이가 없지만 적립식 수익률은 '마이다스베스트트리오A1'이 31.60%로 '한국밸류10년투자1'(24.69%)보다 6.91%포인트 높다. '신영밸류고배당C1'과 '삼성코덱스200'도 거치식은 29%대로 비슷하지만 적립식은 변동성이 큰 '삼성코덱스200'이 5%포인트가량 웃돈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C1'과 '삼성스트라이크1(A)' 역시 변동성 차로 인해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C1' 적립식이 '삼성스트라이크1(A)'를 8%포인트 이상 앞지른다.

변동성이 큰 펀드의 적립식 수익률이 좋은 이유는 펀드 자체적으로 '코스트애버리징(평균매수단가 인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동엽 미래에셋자산운용 은퇴교육센터장은 "펀드 수익률 진폭이 크면 수익률이 낮을 때 더 많이 펀드에 가입해 펀드 가입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며 "시장이 출렁일 때 적립식의 마력이 커지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식형 내에서도 변동성이 큰 성장형이 가치형에 비해 적립식에는 보다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