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쓰나미 강타] "글로벌 증시 충격 오래 가지 않을 듯"

증시 영향
일본 대지진이 투자자들의 심리에는 일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국내 증시에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자연 재해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데다 경쟁 관계에 있는 일부 기업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진단이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11일 "최근 글로벌 증시가 조정을 받는 상황에서 지진이 발생해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주변국 등으로 피해가 확산될 경우 글로벌 경기 둔화와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 지진의 직접적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증시만 놓고 보면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995년 1월 고베대지진 당시 국내 코스피지수는 이틀간 956.96에서 974.90까지 1.87% 올랐다"며 "당시는 피해지역이 반도체 공장 지대여서 국내 정보기술(IT)주의 상승폭이 컸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이번 지진 피해 지역은 정유와 화학 공장이 있는 곳"이라며 "공급 부족 우려만으로도 가격이 올라 국내 기업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오 팀장은 "샤프를 비롯한 LCD업체들은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도시바 공장은 영향을 받아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도 장 마감 시간외거래에서 삼성전자는 종가 대비 6000원(0.70%) 오른 86만8000원에 거래됐으며 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들도 상승했다.

글로벌 증시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엔화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낮아 수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증시도 하락 출발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 센터장은 "한 나라의 지진과 다른 나라 증시와의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며 "일본 지진의 글로벌 증시 영향도 일시적이고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