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피트니스] 두통·복통 핑계로 학교 안가려 떼쓰는 아이 '분리불안장애' 의심해야

요즘 많은 부모들이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학습지를 구독하고 학원에 보내는 등 사교육에 열심이다. 상당수 부모는 입학 전에 계획했던 진도를 마치지 못했다며 낙심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부모들은 아이가 학습이 모자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걱정하지만 실은 별 무리 없이 학교에서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다. 정작 적응이 어려운 아이는 함께 더불어 지내는 것에 익숙지 않은 부류다. 이런 아이들에겐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갖추도록 가르쳐야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씻고 밥 먹고 옷 입고 학교에 늦지 않게 보내는 게 중요하다. 너무 늦게 자거나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어렵다. 늘 정해진 시간에 잠자리에 들게 하고 전날 저녁에 미리 다음날 갖고 갈 준비물,입고 갈 옷가지 등을 챙겨서 아침을 여유 있게 시작하도록 한다. 듣고 말하기는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생님과 친구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아이라면 당연히 학교적응이 어려워진다. 엄마는 아이가 이야기를 끝까지 듣는다면 꼭 칭찬을 해주자.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지시한다. 어른도 지루할 정도의 장광설을 아이에게 늘어놓는 것은 금물이다. 그래야 아이가 산만해지지 않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습관을 갖게 된다.

또래에게 따돌림을 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가 쉽게 화를 내는 것이다. 아이에게 무조건 화를 참으라고 하면 오히려 반발할 수도 있다. '화를 잘 내는 친구와 화를 안 내는 친구가 있다면 너는 누구랑 놀고 싶니'라고 아이에게 물어보면 역지사지로 아이가 잘 받아들 것이다.

학교에 가면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지고 지켜야 할 규칙이 많기 때문에 참을성을 길러야 한다. 손 씻고 밥 먹을 때 줄을 서서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하며 수업시간에 말하고 싶어도 선생님이 허락해 줘야 한다. 집에서 간식을 나눠줄 때 자녀들이 모두 자기 몫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도록 해본다. 미리 규칙을 정하고 잘 이행했다면 충분히 칭찬을 해 주도록 한다.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속담을 맹신하지 말자.초등학교 1학년이 인생의 첫단추라며 일생을 좌우한다고 믿는 부모는 아이의 일거수일투족에 각을 세우고 선생님의 한마디에 일희일비를 반복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기만성'이라는 말처럼 1학년은 어렵게 넘어가도 갈수록 똘똘하게 학교생활을 잘하는 아이도 얼마든지 있다.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심하게 떼를 쓰면 '분리불안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뚜렷이 아픈 것도 없는데 아침만 되면 두통이나 복통 등을 호소하며 학교에 가지 못하겠다고 말한다면 분리불안장애일 가능성이 높다. 결석한 아이를 집에서 쉬게 한다고 나아지는 것은 없다. 쉬고 나면 다음에 학교에 가는 것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이유없는 결석은 일종의 응급사태이므로 소아정신과를 방문해서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고 떠들고 장난을 심하게 친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해봐야 한다. 경험 많은 선생님들은 유난히 산만한 아이를 잘 집어내므로 참고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도록 한다.

신동원 <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