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없으면 고객이 슬퍼할 회사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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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웨이' 행동지침 배포'사업성이 높더라도 차별적 가치를 줄 수 없는 신규사업은 하지 말라''단순 외형 확대를 위한 인수 · 합병(M&A)은 지양하라''제품을 가장 잘 판단하는 단위(직급)까지 의사결정권을 이양하라''환경이 어렵더라도 협력회사 일방의 희생을 강요 말라.'
고객가치 없는 신사업 말라
R&D는 단ㆍ중ㆍ장기 6:3:1로
담합행위 절대금지 등 강조
LG가 경영철학인 'LG 웨이'를 구현하기 위해 새로 제작한 핸드북에 실린 경영지침(가이드라인)의 일부다. LG는 LG 웨이 선포 6주년을 맞아 'LG 구성원이 지키고 실천해야 할 사고와 행동의 기반'이란 제목의 핸드북을 만들어 모든 임직원들에게 배포했다고 22일 밝혔다. ◆3개 분야 39개 가이드라인 확정
2005년 LG 브랜드 출범 10년을 계기로 구본무 회장이 주창한 LG 웨이는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이란 양대 경영이념을 '정도경영'이란 행동방식으로 실천함으로써 '일등 LG'의 비전을 달성하자는 것이다. LG는 핸드북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준수해 만약 내일이라도 시장에서 사라진다면 고객들이 아주 많이 슬퍼할 회사,정정당당하게 승부하고 이를 통해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회사로 LG를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LG는 핸드북에서 LG 웨이를 떠받들고 있는 경영이념과 행동방식인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인간존중의 경영 △정도경영 3개 분야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우선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 실현을 위해선 15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제품 · 서비스를 판매할 때 최종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도록 했다. 부품과 원자재를 제조하는 B2B(기업간 거래) 계열사도 직접 고객인 기업이 아니라 최종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제품을 기획 ·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 개발과 설계 과정에 소비자를 최대한 참여시켜 이들의 잠재 요구를 상시 파악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연구 · 개발(R&D)도 단기,3~5년,10년 이상으로 나눠 6 대 3 대 1의 비율(상황에 맞게 변동 가능)로 투자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인간존중의 경영을 위해 가장 많은 16개 가이드라인을 확정했다. 구성원 간 목표를 명확히 공유하고 의사결정권은 제품 정보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직급까지 과감하게 이양하도록 했다. 성과를 내기 위해 부하직원들을 독려할 때도 해당 직원들이 자신의 성장에 필요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재는 장기간 함께 할 수 있는지를 신중히 판단해 채용하되 사업이 어려워진다고 함부로 내보내지 말 것도 명문화했다. 정도경영을 구현하는 방법론으론 △계수 조작 및 허위보고 엄격 금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경영의 룰 준수 △담합 행위 절대 금지 등 8개 경영지침을 확정했다. 환경 등 중요 사회 이슈는 최고경영층이 책임을 지고 대책을 마련하고 구성원들이 인지 · 준수하도록 했다.
협력회사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과 프로세스를 통해 선정하고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