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인수價 자회사가 변수…채권단·금호, 분리매각 검토

● 28일 대한통운 예비입찰

'리조트'는 금호 지분 묶어 매각…'터미널' 등은 금호가 되살 수도
포스코ㆍ롯데 등 '실탄' 확보 나서

대한통운 인수 후보기업인 포스코 롯데그룹 CJ그룹이 28일 예비입찰을 앞두고 '실탄'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한통운 매각 때 금호리조트 금호터미널 등 자회사를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대한통운 인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8일 예비입찰…錢의 전쟁 시작인수의향서(LOI)를 낸 3개 후보 중 포스코와 롯데는 이미 대규모 외부자금 조달을 시작,대한통운 인수에 필요한 실탄 마련에 나섰다. 포스코는 올 상반기 중 글로벌 본드(해외 채권)와 국내 회사채 발행 등으로 2조원가량을 조달하기로 했다. 하반기엔 3조원가량을 추가로 끌어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롯데도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에 힘쏟고 있다. 롯데쇼핑이 변동금리부사채(FRN)를 발행해 2억달러를 조달키로 했으며,주주총회를 통해 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1조원에서 2조원으로 늘리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CJ는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하거나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 합병(M&A) 업계 관계자는 "CJ는 보호예수기간이 종료된 삼성생명 지분을 매각해 7000억원가량을 조달하거나 교환사채 발행을 통해 1조5000억원을 끌어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주관사 측은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갖고 있는 대한통운 지분 18.98%와 18.62% 등 총 37.6%를 팔 예정이다. 물론 기존 대한통운 FI들의 동반매도권(tag along) 행사 여부에 따라 매각 지분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대한통운 인수가격은 1조원 중반대 수준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대한통운 자회사 처리 '주목'

대한통운 매각과 동시에 그 자회사들의 처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권단은 대한통운 매각 시 자회사를 한꺼번에 팔지 않고 분리 매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산은은 조만간 금호와 협의를 거쳐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대한통운은 현재 금호리조트(50%) 금호터미널(100%) 아시아나공항개발(100%) 아스공항(100%) 등 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중 금호리조트는 대한통운 인수 기업이 원하면 금호산업이 갖고 있는 금호리조트 지분(50%)까지 함께 넘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대한통운 인수 기업이 금호리조트 지분 50%만 갖게 되면 경영권 행사 과정에서 애매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컨트리클럽과 중국 웨이하이포인트골프리조트 등 골프장과 리조트,콘도 사업을 하고 있다. 매각 주관사 관계자는 "대한통운 인수 기업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금호리조트 지분을 추가 인수하길 원치 않으면 지분 처리 문제에 대해선 따로 협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채권단과 금호는 금호터미널 아시아나공항개발 아스공항은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전에 되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의 기존 사업구조와의 연계성 때문이다. 아스공항은 항공기 수화물 하역 등을 담당하며,아시아나공항개발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시설관리 업체다.

일부 자회사를 되사들이는 이유 중에는 금호가 과거의 '논란'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 금호는 그룹 차원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9년부터 아시아나공항개발(550억원) 아스공항(240억원) 금호터미널(2200억원) 등을 대한통운에 팔았다. 당시 금호는 비상장 계열사들을 대한통운에 넘기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 탓에 대한통운의 기업가치를 훼손했다는 일부 지적을 받아왔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