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조명업계 "시장 열려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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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ㆍ대기업 잇따라 진출하며 핵심소재 LED칩 수급 어렵고LED조명 업계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기존 형광등을 대체할 LED형광등을 두고 나오는 말이다. 올 들어 LED형광등에 대해 KC 인증을 받으면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는 풀렸지만 상당수 중소업체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봄기운'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KC인증 받기도 '하늘의 별따기'
27일 조명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작년 말 KC 인증을 받으면 LED형광등 시판을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주요 기업들이 이달 들어 잇따라 인증을 따내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 삼성LED와 일진그룹 계열 루미리치가 지난 17일 KC 인증을 받은 데 이어 금호전기 남영전구 등도 인증 획득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기술표준원이 KC 인증 기관으로 선정한 한국산업기술시험원,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3곳에 현재 인증 테스트를 신청해 놓은 업체가 15~17곳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작년까지 정부의 표준제정이 늦어지면서 시판이 불허됐던 LED형광등이 내달 중순부터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LED 관계자는 "내달 중순께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어떤 형태로 판매 · 유통망을 가져갈지를 두고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미리치 관계자도 "내달 중 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LED형광등을 판매하려 한다"며 "OEM 제품 가격은 3만원대로 정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LED형광등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LED형광등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開花)'하고 있지만 상당수 중소 업체들은 고민만 쌓여가고 있다. KC 인증 획득에 필요한 기술수준을 갖추기가 만만치 않은 데다 중견 · 대기업에 비해 핵심소재인 LED칩 수급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 500~600개에 이르는 LED조명업체 가운데 대부분이 중소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ED와 루미리치 등은 그룹 내 계열사에서 LED칩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는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대기업이 잇따라 LED조명에 진출하면서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난에 부도를 내는 중소업체도 나오고 있다. 그래픽카드 · 메인보드 등 PC주변기기를 만드는 유니텍전자가 작년에 인수한 LED조명업체 중앙엔룩스가 지난 1월 부도를 냈다. LED보급협회 관계자는 "영세 조명업체 가운데 몇 군데가 부도 위기에 몰렸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데 앞으로 중소 조명업체의 경영난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