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차병원 '의술 한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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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에도 출산 후 미역국"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다는 미역국을 먹고 산후 조리에 큰 도움을 받았어요. " 미국 로스앤젤레스 노스버몬트 애비뉴 1300번가에 위치한 할리우드장로병원(LA차병원)에서 출산하고 최근 퇴원한 히스패닉계 루프 도밍고 씨(34)는 이런 내용의 감사 편지를 남겼다.
첨단장비·우수의사 영입…인수 2년 만에 흑자전환
이 병원은 차병원그룹(회장 차광렬)이 2004년 국내 최초로 인수한 외국 종합병원이다. 500명의 의사와 1400명의 직원이 434병상을 관리한다. 하루 평균 300여명의 환자가 입원,70% 안팎의 병상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연간 3500여명의 응급환자 치료와 5000여명의 신생아 출산 등은 미국 병원으로는 높은 편에 속하는 진료 실적이다. 경영지표도 '굿'이다. 지난해 10억7028만달러의 매출과 2159만달러의 세후 순이익을 올렸다.
LA차병원의 순항은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미국의 복잡하고 까다로운 의료보험제도,보이지 않는 현지 의료계의 질시와 견제를 극복하고 얻어낸 성과물이다. 차광렬 회장은 급매물로 나온 할리우드장로병원을 낮은 가격에 사들였다. LA한인타운에서 자동차로 10여분(5.6㎞) 떨어져 있고 인근에 LA아동병원과 카이저병원이 인접해 입지도 좋았다.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에 불임치료센터를 열고 로열티 수입까지 챙긴 차 회장이 자신감에 차 인수했지만 처음 2년간은 고난의 가시밭길이었다.
LA차병원이 인수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성공비결은 줄일 건 줄이고 늘릴 건 늘린 덕분이다. 한국식 짠돌이 경영으로 새 나가는 비용을 줄였다. 대신 평판 좋은 의사를 영입하고 최신 의료기기를 들여오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미국 보건당국이 6개월마다 시행하는 병원평가에서 만성심부전 · 급성심근경색 · 폐렴 등의 치료와 수술 수준 등이 '우수' 또는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별도로 부설한 불임센터에는 아기를 갖지 못한 백인 부부들이 높은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을 듣고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있다. 마이클 램비스 LA차병원 사장은 "좋은 장비와 시설을 갖추고,우수 의료진이 진료한다는 평판을 얻으면서 환자 수와 진료 수입이 늘었고, 구매량과 신뢰도가 올라가 보다 싼 값에 병원 물품을 구입하는 선순환을 밟고 있다"고 소개했다. LA차병원은 차병원그룹 글로벌 전략의 시금석이다. 현지화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병원은 심장질환,척추질환 등의 예방과 조기 치료 필요성을 알리는 광고를 LA타임스를 비롯한 현지 신문에 싣는 등 공격적인 의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