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건전성 악화 우려…교보생명 242%→230% 하락

'위험 반영 자본지표' 4월 도입
보험사의 새로운 건전성 기준인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가 이달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국내 생명보험사 '빅3'의 재무구조가 모두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산운용을 장기로 해 온 외국계 보험사들은 RBC 비율이 올라가 오히려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RBC를 기준으로 지난해 말 국내 생보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을 재산출한 결과 삼성생명은 395.4%에서 333.9%로 줄어들었다. 대한생명도 295.3%에서 232.5%로,교보생명은 242.2%에서 230.5%로 각각 낮아졌다. RBC란 보험 · 금리 · 시장 · 신용 · 운용리스트 등 보험사가 가진 각종 위험을 정밀히 측정해 이에 상응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요구하는 제도다. 리스크 대비 자본비율이 100%에 못 미칠 경우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지시를 받게 된다.

이달부터 전면 도입돼 보험사들은 RBC 비율을 통해 보험금 지급 능력을 평가받게 된다. 보험사는 이 제도에 따라 RBC 비율을 오는 6월부터 공시해야 한다.

국내 생보사의 경우 회사채 보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담보대출이 많아 신용리스크가 커지는 바람에 RBC 기준 지급여력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사들은 그동안 지급여력비율 하락에 대비해 자본 확충과 자산 재평가 등을 실시해왔다.금융당국은 현재 기준으로 RBC 비율이 100%에 못 미치는 보험사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계 생보사들의 RBC 비율은 국내 생보사보다 크게 높았다. 푸르덴셜생명이 작년 말 현재 970%로 가장 높고 메트라이프생명은 807.6%에 달했다.

RBC 비율을 높이려면 회사채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를 줄이고 자산운용을 장기 및 국고채 위주로 바꿔야 한다. 하지만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고채 투자가 늘어날 경우 일부 생보사는 고금리 상품에 대한 부담 때문에 역마진 현상이 생기면서 경영난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