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OCI…고평가냐, 성장성 반영이냐

주가순자산비율 5~8배로…주요 블루칩보다 크게 높아
3~5년후 이익 급증 예상…"고평가 분석은 불합리"
LG화학 OCI 삼성엔지니어링 등 '스타 대형주 3인방'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 OCI 삼성엔지니어링은 각각 1.36%,1.16%,0.45% 하락했다.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수세로 전날 1.9~3.7%씩 급등하며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이후 하루 만에 조정세를 보였다. LG화학과 OCI는 신규사업인 자동차용 2차전지와 태양광 사업을 통해,삼성엔지니어링은 대규모 해외수주의 매출 본격화로 향후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2009년 이후에만 주가가 2~4배 급등해 '스타 대형주 3인방'으로 통한다. 하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이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작년 말 주당순자산(BPS) 기준으로 5~8배로 높아지면서 주가 고평가 여부를 놓고 논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평균 PBR 1.3~1.4배에 비해 크게 높은 것은 물론,삼성전자(2.0배) 현대차(2.4배) 하이닉스(2.5배) 등 주요 블루칩들보다도 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고성장 기업들은 PBR이 지금 당장 높더라도 매년 이익이 급증하기 때문에 3~5년 후를 놓고 보면 순자산이 늘어나 PBR도 낮아진다"며 "작년 말 기준 PBR이 높다는 것만으로 LG화학 등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안상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은 기존 사업에서 올해 2조2000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등 실적 안정성이 있는데다 내년 이후부터는 자동차용 2차전지 부문에서 많게는 수천억원대의 이익이 예상돼 성장성마저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외국인이나 성장주펀드 운용기관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13년 말 LG화학 OCI 삼성엔지니어링의 BPS는 각각 21만1750원,20만8087원,6만8855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3년 뒤 BPS를 기준으로 보면 이들 종목의 PBR은 2~3배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른바 '가치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런 논리에 대한 반박이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이나 OCI의 비즈니스 모델은 '유형자산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조업체'란 점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동일하고 이런 이유로 신사업 성장성이 아무리 높아도 지나치게 높은 PBR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LG화학은 자동차용 2차전지 사업이 유망하긴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 시점이 언제일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며 "현재의 캐시카우는 어디까지나 PVC 등 화학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OCI의 태양광 사업도 중장기적으로 볼때 신규 플레이어의 진입과 이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채원 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은 최근 몇 년 새 해외 수주가 급증한 것은 맞지만 사이클이 있는 전형적인 수주 · 건설업종에 속한다"며 "이런 건설업종 기업에 대해 8배가 넘는 PBR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장부가치 중심의 PBR이 아닌 수익가치 기준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보더라도 LG화학은 올 예상 실적 대비 14배,OCI는 11배,삼성엔지니어링은 16배로 시장평균 대비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들 종목의 주가가 싼 영역은 아니므로 개인투자자들은 무분별한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