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 소나타의 긴 여운 맛보세요"

23일 내한공연 갖는 폴 루이스
"슈베르트의 소나타는 듣는 이들이 스스로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끝을 열어놨어요. "

오는 23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 영국 피아니스트 폴 루이스(38 · 사진)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슈베트르 소나타의 매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토벤은 항상 정답을 갖고 있어서 우리를 어디로 데려가는지를 확실하게 알도록 이끌지만 슈베르트는 듣는 이들에게 방랑의 여지를 많이 제공한다"며 "듣는 이들이 스스로 원하는 곳을 찾아 갈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기 때문에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루이스는 클래식 음악과는 거리가 먼 환경에서 자랐다. 집안에 있는 악기라고는 네 살 때 친척에게 선물받은 장난감 키보드가 전부였다. 학교에는 피아노 교사가 없어 첼로로 음악을 배웠다. 하지만 1994년 런던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2위로 입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피아노 거장 알프레드 브렌델의 수제자로 들어가 전문 연주가로서 입지를 구축했다. 독창적인 베토벤과 슈베르트 해석으로 경력을 쌓은 지금은 협연을 포함해 연간 130회 이상 공연하는 특급 피아니스트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 음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집 근처에 클래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반도서관이 있었죠.매주 어머니가 석장의 음반을 저를 위해 빌려왔어요. 부족하긴 했지만 클래식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죠."그는 이번 공연에서 슈베르트의 소나타 제15번과 제17번,3개의 피아노 소품을 연주할 예정이다. 3만~10만원.(031)783-8000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