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동의 '월요전망대'] 한은, 기준금리 '깜짝 인상' 단행할까

이번 주 최대 관심은 12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다. 금통위원들은 현재 연 3.0%인 한은 기준금리(정책금리)를 인상할지 아니면 동결할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7%(전년 동기 대비)에 이르러 한은의 억제 목표치(3±1%)를 크게 웃돈다는 점을 고려하다면 인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경제부처의 제1목표는 물가잡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금리 인상 전망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는 점은 금리 동결을 점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이제껏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린 적이 거의 없다.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신청,일본 대지진 및 원전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도 한은이 한 달 쉬어갈 것이라고 보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과 시장참가자들은 동결 가능성을 더 높게 보고 있다. 주요 연구소 및 금융회사의 대표 이코노미스트 20명으로 구성된 한경이노코미스트클럽은 동결 가능성을 80%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한은 관계자들이 지난주 후반부터 한은 출입기자들에게 하고 있는 말들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의 기대나 관측이 지나치게 한 쪽으로 쏠려 있다"는 발언이다. 대부분이 기준금리 동결을 점치고 있는데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란 얘기다. 한은 관계자들의 이 같은 말이 흘러 나가면서 지난주 금요일(8일) 국고채 금리는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들의 구두개입 목적은 둘 중 하나일 공산이 크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높든지,아니면 동결 결정이 나와 시장금리가 급락할 것에 대비해 미리 시장금리를 올려 놓기 위한 포석 중 하나일 것이란 분석이다.

금통위 하루 전인 11일엔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한다. 여기엔 세계 각국 정부와 통화당국에 대한 정책권고도 담긴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IMF가 선진국에는 재정긴축,신흥국엔 인플레이션 억제를 주문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물가 우려가 높은 나라엔 대외환경보다 물가 상승 억제에 주력하라는 권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3일엔 한은이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내놓는다. 핵심은 물가상승률 전망치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5%로 내놨었는데 이번에 비교적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GDP) 전망치는 4.5%에서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회복이라는 플러스 요인과 국제 유가 상승 및 일본 대재앙이란 마이너스 요인이 겹쳐 있어서다.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 회의도 주목된다. 글로벌 불균형 해소를 위한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나올지가 관심사다. 지난 2월 회의에선 중국의 반발로 '경상수지'가 제외됐다. 이번 회의에선 공공부채 재정적자 민간저축률 민간부채 무역수지 순투자소득 이전수지 등이 믹스돼 가이드라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미국과 중국의 견해차가 워낙 커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박준동 경제부 차장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