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봉 정비사업 재추진…민간자본 참여 허용

LH·구로구·주민 합의…세부 계획안 7월 확정
2조 사업…복합 단지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재정난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던 '가리봉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사업'이 재추진된다. 구로구청,LH,주민들이 민간자본을 활용한 개발에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LH와 구로구청은 구체적인 개발계획안을 새로 마련,서울시 협의와 주민설명회를 거쳐 7월께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총 사업비 2조원 규모의 가리봉 재정비사업은 지난해 1월 계획 발표 이후 LH의 자금난과 주택경기 침체로 전면 중단될 처지에 놓였었다. ◆7월까지 사업방식 확정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정난과 사업추진에 따른 대규모 적자 등을 이유로 가리봉 개발사업을 전면 중단했던 LH가 최근 사업을 다시 추진키로 결정했다.

LH 관계자는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면 수천억원의 적자가 생길 것으로 분석돼 사업을 중단했다"며 "최근 민간자본을 활용하자는 공감대 속에 결성된 공동협의체가 새로운 사업방식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자본 참여 규모,사업추진 방식 등 구체적인 계획안은 7월께 확정될 전망이다. 문대열 구로구청 도시개발과장은 "내달까지 민간자본 활용 방안 등을 담은 계획안을 만든 뒤 서울시 협의와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7월께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 과장은 "계획안 수립 과정에는 건설사와 금융사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리봉 사업은 2006년 조합이 주도하는 다른 재개발 사업과는 달리 LH가 개발비를 선투입하고 주민들이 토지를 제공하는 '주민참여형 공공주도 재정비 방식'으로 추진돼 주목받았다.

작년 1월엔 재정비촉진계획(사업지구계획) 고시까지 이뤄졌으나 주택시장 불황과 LH 재정난으로 전면 중단됐다. LH, 구로구, 주민대표자회의는 각각 발주한 사업성 분석 용역에서 '기존 방식대로는 추진 불가능'이란 결론이 도출되자 민간자본을 활용키로 의견을 모았다. ◆롯폰기힐스 3배…첨단 복합단지 추진

가리봉 재정비 사업은 '가리봉 벌집촌'으로 불리는 가리봉동 125일대 33만2929㎡를 2015년까지 첨단 업무 · 주거형 복합단지로 조성하는 것이다. 도심 단일 재개발 사업으론 국내 최대로 일본 도쿄 재개발 복합단지인 롯폰기힐스의 3배다.

사업이 끝나면 지상 53층 규모의 초고층 랜드마크 타워 · 호텔을 비롯 주거 · 업무 · 상업 ·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남구로역 인근에는 지상 45층 높이(165m)의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선다. 여기엔 공연장 · 영화관 등 문화시설과 함께 일반분양 3942가구,임대 1488가구가 배치된다. 오피스텔 1389실과 전용면적 60㎡ 이하 도시형 생활주택 296가구도 공급될 예정이다.

윤병천 도시재생미래전략연구원장은 "주거시설 중심의 기존 재개발구역과 달리 상업 · 문화 · 업무시설이 포함된 매머드급 복합단지여서 LH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며 "LH가 사업을 관리하고 민간이 자금을 제공하는 방식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