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26만 시대'…정책 '컨트롤타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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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다문화 가정' 만 치중국내 거주 외국인이 올 들어 126만명을 넘으면서 정부와 여당이 뒤늦게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금까지 정부는 부처별로 맡고 있는 외국인 관련 정책을 종합 · 조정할 '컨트롤 타워'를 갖추지 못해 체계적인 정책 수립이 요원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될 총리실의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설치안이 포함된 법안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지만 그간 관련 부처 간 협조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
'외국인 정책' 허점 많아
당정 "종합대책 만들 것"
▶ 본지 4월11일 A1, A4, A5면 참조다문화 정책을 총괄하는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의 법제화 등을 포함한 '다문화가족지원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지난달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 법안은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다문화정책 관련 업무는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8개 부처에 흩어져 있다.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는 그동안 관련 법령 미비로 2009년 12월 발족 이후 오랫동안 '개점휴업'상태였다가 지난달 10개월 만에 겨우 회의를 열었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이 위원회가 다문화 및 외국인 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가 조만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지만 외국인 정책에 허점이 적지 않아 효과에 의문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족'에만 집중돼 있어 전체 외국인에 대한 종합적인 정책 부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다문화 가족은 결혼 이민자 등 한국에 귀화한 외국인과 그들의 자녀들이다. 이들은 현재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126만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30여만명에 불과하다. 결국 외국인 근로자를 비롯한 나머지 90여만명의 외국인들이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인다는 얘기다. 다문화정책 주무부서인 여성가족부 관계자도 "(관련 법안 개정에도 불구하고) 다문화 가족을 제외한 외국인들은 여전히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문제점을 인정했다.
오성배 동아대 교육학과 교수는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법제화만 할 게 아니라 상설기구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인 관련 정책에 배정된 예산도 적다. 올해 정부의 다문화 정책 예산은 관련 8개 부서를 모두 합쳐 940억원 정도에 그친다. 게다가 예산의 대부분은 다문화 가족에 국한돼 있다. 관련 정책도 각 부서에 흩어져 있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고용 관리는 고용부가,외국인 자녀들의 교육 문제는 교과부가 맡는 식이다.
이에 따라 당정은 뒤늦게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진영 한나라당 의원은 "정부 부처별로 외국인 관련 정책이 난립해 있고 부처 이기주의로 인한 예산 낭비뿐 아니라 정책적 실효성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정치권과 정부가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집행이 가능하도록 다문화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강경민/허란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