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證 "원화강세 때 코스피도 강하다"

2000년 이후 코스피는 원화 강세기에 상승 추세를 보였다며 대신증권은 최근 원ㆍ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12일 전망했다. 홍순표 시장전략팀장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은 한국 기업의 수출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과거 원화 강세에도 한국 수출과 기업의 실적은 양호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3년 3월부터 2007년 10월까지 원화는 달러화 대비 28% 평가절상됐음에도 한국 수출은 월평균 18%의 성장세를 보였다. 또 원ㆍ달러 환율이 지난해 6월 1,222원을 기록하고서 지난달 1,096.70원까지 10% 하락하는 동안 한국 수출은 월평균 26% 증가했다. 시장의 우려를 뒤집은 이 같은 결과가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글로벌 경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홍 팀장은 설명했다.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 가격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지만 글로벌 경기의 호전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글로벌 경기의 본격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은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도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두 번째 이유는 환율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비 등 생산비용의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공급 측면에서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는데, 최근의 원화 강세는 한국 기업들의 원자재 수입 부담을 줄이면서 생산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2001년 120개에 불과하던 한국의 세계 일류상품은 지난해 553개로 늘어난 것은 한국의 수출이 더는 가격 경쟁력에만 의존하지 않을 것이란 유추도 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2000년 이후 코스피는 원화 가치가 오를 때 함께 올랐다. 원화 강세는 수출 등 양호한 한국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며, 한국 기업의 생산비 감소 등 긍정적인 효과도 발생해 코스피 상승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원화 강세의 긍정적인 효과가 코스피의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지나치게 가파르지 않아야 한다고 전제했다.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고자 원화 강세를 용인하면서도 원화의 가파른 평가 절상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점, 미국 달러화 약세의 주된 배경인 2차 양적완화 종료 시점(6월)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