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 P&G 유니레버 담합 벌금

[0730]대형 소비재 기업인 P&G와 유니레버가 빨래 세제 담합 혐의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유럽위원회)로부터 3억1520만 유로의 벌금을 받았다.이번 담합은 업계의 환경 운동 과정에서 벌어진 것이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반독점 문제로 비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유럽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P&G와 유니레버,헨켈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가루세제 시장에서 반경쟁 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유럽위원회는 이에 따라 P&G에 2억1120만 유로,유니레버에 1억4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헨켈은 담합사실을 위원회에 먼저 신고해 벌금을 면제받았다.세 회사는 당시 비누·세제 제품 국제 협회인 AISE가 주도한 환경 보호 캠페인에 참여했다.소비자들이 세제를 구매할 때 대형 포장 대신 작은 포장용지에 담긴 세제를 사도록 유도하는 캠페인이었다.유럽위원회는 이 과정에서 세 회사가 담합의 기회를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호아킨 알머니아 유럽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들은 이 캠페인을 타 회사를 상대로 경쟁하는데 활용하지 않고 서로의 시장 점유율을 보호하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그는 “세 회사는 포장용지의 사이즈를 줄이면서 가격을 낮추지 않고 심지어 가격을 올리는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유럽위원회는 그러나 AISE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위원회는 P&G와 유니레버가 솔직히 혐의를 시인해 당초보다 줄어든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P&G와 유니레버,헨켈은 13일 이번 조사를 계기로 법준수(compliance)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