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부양' 호통친 '검투사'

김종훈 본부장, 강기갑 의원에 고함

"공부나 좀 하고 말씀하십시오."

국회의원이 장관을 혼내는 흔한 장면이 아니다. 그 반대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에게 한 말이다. 한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논의하던 중 강 의원이 참관인 자격으로 들어와 김 본부장에게 현안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자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지른 것이다. 강 의원도 발끈해 "당신은 공부를 잘하는 양반이 돼서 이렇게 (FTA 비준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거야? 어디서 강 의원 공부 좀 하라고 이야기하고 그래? 그 따위 태도를 갖고 있으니까 국회를 무시하는 거 아냐"라고 고함을 치며 가시 돋친 말을 쏟아 냈다.

김 본부장과 외교부 공무원들은 "말씀이 지나치다"고 이를 다시 맞받으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질 위기에 놓였으나,함께 회의에 참석한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 등 다른 관료들의 만류로 김 본부장은 강 의원을 피해 회의실을 빠져 나갔다. 강 의원의 편에 서 있는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이 요구한 사과를 응하지 않고서다. 김 본부장은 회의실을 나가면서도 "말 참 많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