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디바의 귀환…"이번엔 무대 덮치지 마세요"

캐나다 인기가수 에이브릴 라빈
내달 5일 악스코리아홀서 공연

"찬란하게 빛나는 별? 좋지요. 하지만 모두 똑같이 빛난다면 차라리 저는 어두운 '블랙 스타(black star)'가 되고 싶어요. "

17세 소녀의 데뷔는 강렬했다. 말랑말랑한 사운드의 '캔디 팝'에 싫증난 음악 팬들은 키 157㎝의 조그만 소녀가 경쾌하게 내지르는 모던록 리듬에 단숨에 매료됐다. 2002년 첫 싱글로 발표한 '컴플리케이티드(Complecated)'는 빌보드 싱글 차트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공식 1집 '렛 고(Let Go)'도 앨범차트 2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만 600만장이 팔렸다. 이어진 2집과 3집도 승승장구,음반 판매량은 총 3000만장을 넘었다. 캐나다 출신의 팝스타 에이브릴 라빈(26) 얘기다.

◆삶의 굴곡과 경험 담아낸 노래

지난달 초 4집 앨범 '굿바이 럴러바이(Goodbye Lullaby)'를 발표한 라빈이 다음달 5일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홀에서 4년 만에 내한공연을 펼친다. 앨범 발매를 기념해 진행하는 이번 세계 투어의 타이틀은 '더 블랙스타'.이번 앨범의 첫 번째 트랙곡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라빈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블랙스타란 독특함과 개성,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자신만의 것,자신만의 꿈을 위해 살았으면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다른 사람과 똑같아져서 안도를 느끼기보다는 조금 다른 것도 괜찮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그의 이번 앨범은 남다른 사운드로 가득 차 있다. 예전에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은 공동 작업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앨범에는 혼자 작사 · 작곡하고 녹음까지 진행한 곡이 6곡이나 된다. 특유의 솔직한 가사는 변함이 없지만 과거 아이돌 이미지에서 탈피해 정통 싱어송 라이터로 성장하려는 노력이 물씬 느껴진다.

물론 록 밴드 '섬41(SUM41)'의 멤버 데릭 위블리와 2006년 결혼한 뒤 2009년 이혼하기까지의 간단치 않은 삶의 굴곡도 그녀의 노래를 숙성시켰다. "이제는 조금 더 나이를 먹었고 조금 더 많은 경험을 했어요. 과거에도 제 노래가 굉장히 솔직한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앨범처럼 제 자신의 감성적 선율을 솔직하게 풀어낸 적은 없습니다. 특히 '굿바이'라는 노래에는 애착이 많이 갑니다. 제 모든 감정을 완전히 쏟아부었기 때문이죠.아쉽지만 이 곡은 라이브로 무대에서 부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이번 공연에서는 사랑과 변화,삶에서 모두들 경험하게 되는 느낌을 팬들과 공유할 겁니다. "

◆"한국 팬들 너무 뜨거워 걱정"

4년 만의 한국 방문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라빈은 한국 팬들에 대한 기대를 강하게 드러냈지만 지난 공연 때 겪었던 안전사고 문제로 인해 조금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한 차례 내한공연을 가졌으며 결혼 후인 2008년에도 한국에서 공연할 정도로 한국 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왔다. 그를 지지하는 열성 팬들 덕분에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했지만 2008년에는 흥분한 일부 관객들이 무대 앞으로 몰리면서 넘어져 공연이 한때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 팬들은 정말 미친 듯이 열광하고 뜨겁게 반응하는 최고의 관객입니다. 한국 공연은 정말 기대되는 무대 중 하나죠.하지만 공연 때마다 관객들의 안전 문제로 도중에 중단됐던 기억이 있어요. 이번에는 정말 아무도 안 다치고 신나게 함께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공연의 티켓 가격은 지정좌석과 스탠딩 모두 9만9000원이다. (02)512-6706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