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소니 합작' S-LCD, 유상감자 왜?

"자본 효율화"…3000억씩 보상
"자금난 소니 자금확보" 해석도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가 합작 설립한 S-LCD가 25일 유상감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감자는 소니 측이 먼저 요구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LCD는 이날 전체 주식의 15.38%인 1억2000만주를 임의 소각하는 방식으로 유상감자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S-LCD의 총 주식수는 종전 7억8000만주에서 6억6000만주,자본금은 3조9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으로 줄어든다. 유상감자로 S-LCD의 지분을 절반씩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소니는 각각 3000억원씩을 보상받을 전망이다. S-LCD는 유상감자를 한 이유를 "자본 효율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LCD 설립 초기 운영자금 이상으로 현금이 확보되면 양사가 합의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기로 약정했고,이번 감자 결정도 이 약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소니 측이 유상감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자 배경을 둘러싼 궁금증을 낳고 있다. 우선 상장사의 경우 유상감자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릴 수도 있지만 S-LCD는 상장사가 아니다. 실적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을 제외하고는 좋은 편이다. 작년 S-LCD 실적은 매출 11조3663억원에 영업이익 2175억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 측이 일본 지진 여파로 긴급히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감자를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내 공장 가동을 중단한데다 TV 등 일본 내수시장이 위축되자 소니가 유상감자를 통해 3000억원의 현금이라도 확보하려 했다는 얘기다. 또 다른 분석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삼성과의 협력 범위를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작년부터 LCD TV 수요 부진으로 대형 LCD패널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니가 S-LCD를 통해 대형 패널을 대량 공급받을 필요성이 작아졌다는 것이다.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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