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사전인출'에 예금자 반발 확산

부산저축은행 임직원들의 예금 사전인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일반 예금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예금자 200여명은 25일에 이어 26일에도 금융감독원 부산지원을 항의방문하고 정부측의 관리감독 부재를 성토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김옥주 위원장은 "저축은행 임직원들의 도덕적 해이도 문제지만 이를 묵인하고 방관한 정부 당국의 책임이 더 무겁다"며 "정부의 조치만 믿고 선량하게 기다려 온 일반 예금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김 위원장은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전날 예금인출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것은 정부 당국에서도 불법 예금인출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라며 "불법이 저질러지고 있는 상황을 알고도 묵인한 것은 어떤 말로도 변명이 되지 않는 만큼 관련자를 철저히 가려내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위원장은 특히 "저축은행 영업정지 직후부터 예금 불법인출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경찰 등에 수사를 촉구했으나 계속해서 이를 외면해오다 국회 청문회가 끝난 시점에서 불법 사전인출 사실을 터뜨린 것은 정부측에서 고의로 시기를 조정해 물타기하려는 의도"라며 "철저한 수사와 함께 관련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을 고소한 부산저축은행 비대위는 고소인 진술을 위해 다음달 2일 서울 중앙지검에 출석하는 자리에서 부산저축은행의 예금 사전인출과 관련해 추가 고발 등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 전원에게도 면담을 요청한 상태로, 국회 차원에서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 화명지점은 29일로 가지급금 지급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그동안 가지급금을 찾지 않은 예금자들이 몰려 다소 분주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불법 사전인출 사실에 항의하는 고객들이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날 지점을 찾은 한 예금자는 "직원들끼리 미리 짜고 자신들과 친.인척의 예금을 빼돌렸다는 것은 금융기관 직원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특히 서민들의 피땀어린 돈은 무시한 채 지역 유력인사들의 돈만 찾도록 해 준 것은 범죄나 다름없다"고 항의했다. 부산저축은행 직원들도 화명지점에서 고객 1명이 영업정지 전날 12억원의 예금을 사전 인출한 것으로 알려지자 금감원 조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지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