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한·중 산업협력 세미나] "韓·中, 일본 대체할 글로벌 부품망 구축해야"

한경·산업연구원·SASS 주최

자동차 부품 협력 유망…해외시장 공동 진출
전기車·모바일·SW 등 세계표준 주도해야 서비스산업 교류도 확대

"세계 부품시장에서 일본을 대체할 한국과 중국의 글로벌 부품 공급망을 구축할 기회입니다. 기술개발과 함께 해외시장에 함께 진출하기 위한 공조가 필요합니다. "(서동혁 산업연구원 융합산업팀장)

한국경제신문과 산업연구원,중국 상하이사회과학원(SASS)이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세미나 '한 · 중 산업구조고도화 비교연구'에서 양국의 참석자들은 핵심부품 신소재 산업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국 모두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협력 가능성이 높다는 것.양국 참석자들은 부품소재뿐 아니라 전기자동차 같은 그린카를 비롯 정보기술(IT) 분야의 표준 등에서도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한국과 중국의 △산업구조 현황 · 추세 △IT산업의 성장방향 △자동차산업에서의 협력방향 등이 논의됐다.

◆한 · 중 공통 부품공급망 구축해야

일본 대지진으로 세계 부품공급 시장이 타격을 입은 만큼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이 역할을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서 팀장은 중국 내수시장에서 한국 부품의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서 일본 대신 부품소재 공급처를 대신할 수 있는 나라는 물리적 거리,기술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가 가장 유력하다"며 "지금 이시기를 놓친 뒤 일본이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면 중국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이신쥔 SASS 연구원도 한 · 중 간 자동차 부품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 중 손잡고 세계 표준 주도 필요

한국과 중국이 전통 제조업인 자동차와 차세대 기술인 IT 분야 모두에서 공통적인 기술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그린' 분야에서 중국과 함께 기술표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어느 나라의 기술이 세계 표준이 되느냐에 따라 세계 그린카 시장의 패권이 갈릴 수 있다"며 "둥펑,장안자동차 등 자동차업계와 정유,우주항공,IT 등 총 16개 기업이 지난해 그린카 관련 기술 표준을 단일화한다고 천명한 만큼 한국도 이들 기술표준그룹에 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과 미국이 전기자동차 분야 표준 협력에 합의한 것처럼 한국과 중국도 이 분야 표준 협력에 힘써야 한다는 설명이다.

서 팀장은 "중국은 차세대 통신,모바일 소프트웨어 등 IT 분야에서 86개 기술을 2020년까지 국제 표준화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아직은 한국이 기술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표준화 정책에 참여해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중국과의 공조는 신기술의 테스트베드(중국)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중국의 서비스산업 육성 공조방안도 논의됐다. 한국과 중국 모두 수출 · 내수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서비스산업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오영석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환경산업 관련 서비스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문화산업도 양국 간 유망한 서비스협력 분야"라고 강조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