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 사망'에 에너지↓ 항공·해운·여행↑…주도주 바뀌나?

과거 9.11 테러의 배후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를 이끌었던 오사마 빈라덴이 1일(현지시각) 미군 특수부대 작전 중 사살됐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가 출렁거렸다.

특히 최근 중동지역 정정불안까지 더해져 가파르게 뛰어오른 유가급등 영향으로 시장의 주도주(株) 역할을 해온 에너지·화학 관련주들이 일제히 떨어져 주목된다. 반면 유가하락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항공, 해운, 여행 관련주들은 일제히 뛰었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의 아보타바드에서 기국 특수부대의 공격을 받고 교전 도중 사살, 시신을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소식은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글로벌 시장에서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고 있고, 국제유가가 떨어지는 등 원자재 시장이 요동쳤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하락 영향으로 에너지 관련주들은 일제히 급락했다. S-Oil은 전 거래일보다 4% 이상 주가가 떨어졌고, GS칼텍스를 보유 중인 GS는 1.34% 하락한 8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도 장중 한때 2% 가까운 주가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유가급등으로 영업이익 등 실적 개선에 발목이 잡혀온 항공주와 해운주, 여행주들은 일제히 올랐다. 특히 항공주는 원화강세(환율하락)까지 더해져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각각 6%와 11% 이상 뛰어올랐고, 한진해운은 7.90%의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도 673%와 9.21% 상승한 4만6000원과 3만7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오사마 빈라덴의 사망 소식은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고, 국내 증시에도 센티멘탈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하락 시 항공, 해운, 여행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도 잇따랐다. 한편, 미국의 경우 알 카에다의 보복 테러 가능성이 높아져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발령, 국내 여행주들의 급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군에 사살되면서 보복 테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 국무부는 자국민에게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각) 오전 성명을 통해 파키스탄에서 이뤄진 최근의 대(對)테러활동에 따라 미국인을 겨냥한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