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없는 장수시대…이젠 'HT산업'이다

삼성ㆍ차병원 '게놈 프로젝트',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의 김종원 교수(50)팀은 사람마다 30억쌍씩 갖고 있는 DNA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맞춤 의학시대를 열려면 DNA를 판별해 어떤 질병에 취약한지,암으로 발전할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지,어떤 약이나 음식에 몸이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반응하는지를 한눈에 꿰뚫고 있어야 한다. DNA 염기서열 분석은 첫 관문이다. 한국은 2018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비중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준비 안 된 노후는 '재앙'과 다름없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이면에서 HT(healthcare technology · 보건의료기술)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비상할 채비를 하고 있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질병 없이 즐겁게 오래 살려는 욕구가 새로운 형태의 HT산업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29일 한국경제신문이 보건복지부 · 지식경제부 · 삼성경제연구소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한 작년 국내 HT산업 규모는 의료 서비스 60조8838억원,의약품 16조749억원,의료기기 4조413억원 등 81조원(750억달러,달러당 1080원 환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HT 시장(3조6438억달러)의 2.06%에 불과하다.

그러나 삼성 SK 한화 등 대기업이 잇따라 HT 분야에 뛰어들고 있는 데다 차 바이오앤디오스텍 셀트리온 메디포스트 등 바이오 벤처업체들이 주가를 올리고 있어 성장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키운다면 해볼 만하다는 분석이 많다. 우수 고교 졸업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등 HT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몰리고 있는 것도 호재다. 손재주와 센스가 뛰어나 임상기술도 앞선다는 평가다.

김법완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은 "정보기술(IT) 강국의 장점을 살려 BT(생명공학),NT(나노기술)를 융 · 복합한 새로운 HT 상품을 만들어낸다면 국내 의료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으로 웅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