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中ㆍ인도까지 '소프트 패치'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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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업지수 9개월來 최저…인도, 1분기 7.8% 성장 그쳐
호주는 마이너스 성장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마저 꺾여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 정부의 긴축 조치가 이어질 경우 경기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 침체에 빠지는 소프트 패치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경제 동반 둔화
중국 물류구매연합회(CFLP)는 1일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0으로 전달보다 0.9포인트 하락하며 작년 8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HSBC가 내놓은 중국의 5월 제조업 PMI도 51.6으로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제조업 경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PMI가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을,50을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월가 금융사들은 중국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펼친 데다 전력난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인도는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됐다. 인도 중앙통계청은 전날 1분기 GDP가 7.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같은 기간의 경제성장률(9.4%)은 물론 직전 분기(8.3%)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예상치(8.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 조치로 전반적인 투자가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호주 경제는 홍수 피해와 호주달러 가치 급등의 영향 등으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날 호주 통계청은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1.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호주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이후 처음으로,감소폭은 1991년 1분기 이후 20년 만에 최대다. 1분기 수출이 8.7% 감소해 성장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다. 퀸즐랜드주 등을 덮친 홍수로 주요 산업인 광업이 마비되는 등 전체 경제가 타격을 받은 탓이다.
◆예상 밑돈 미국 경기지표전날 발표된 미국의 주택 소비 제조 부문 지표가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3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6% 하락,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주택 시장의 더블딥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고유가 영향으로 소비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60.8로 전달(66.0)에 비해 뒷걸음질쳤다. 5월 시카고 PMI도 56.6으로 전달은 물론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또 미국 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ISM지수의 5월 수치는 53.5로 전달 60.4를 밑돌았다. 이에 따라 월가 금융사들은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5%에서 3%로 낮췄다.
하지만 짐 오닐 골드만삭스자산운용 회장 등은 미국 경제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하반기에 탄력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소프트 패치soft patch.경기가 회복 국면에서 일시적 침체에 빠지는 현상.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는 라지 패치(large patch)가 아니라 소프트 패치에 빠진 것"이라며 처음 사용했다. 라지 패치는 골프장 페어웨이 가운데 잔디가 잘 자라지 못한 부분을 말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