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포트] 실리콘밸리, SNS에서 '제2의 IT금맥' 찾았다

● SNS기업 줄줄이 월가 입성

美벤처투자 절반 몰려…15년來 최대 열기
"아직도 놀라고 있습니다. (I'm still being stunned.)"

미국 실리콘밸리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 링크트인이 공모가를 104% 웃돌며 화려하게 뉴욕 증시에 데뷔한 지난달 19일 저녁,이 회사의 기업공개(IPO)를 담당한 조니 윌리엄스 메릴린치 이사에게 소감을 묻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메릴린치가 당초 35달러였던 링크트인의 공모가를 상장 이틀 전 45달러로 올리자 주변에서는 '도박'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링크트인은 이를 비웃듯 개장 초부터 주가가 치솟더니 결국 94.25달러에 마감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이제 막 레드카펫이 깔렸다"고 말한다. 링크트인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이 최근 뉴욕 증시 상장을 위한 IPO를 신청한 데 이어 세계 최대 소셜 게임 업체인 징가, 세계 최대 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전문가들은 그루폰의 시가총액이 링크트인의 2배가 넘는 200억달러(22조원)에 달하고 페이스북은 1000억달러(1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의 벤처투자 열기는 1990년대 말 닷컴 붐 이후 최고 수준으로 달아올랐다. 미국 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금액은 70억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2001년 이후 가장 많았다. 투자 붐의 진앙지는 역시 실리콘밸리다. 1분기 미국 전체 벤처투자액 중 실리콘밸리 투자 비중은 42.8%로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가장 높다.

올 들어 투자 열기는 더욱 거세지는 양상이다. 올초 그루폰이 9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며 14년 묵혀 있던 미국 내 최대 벤처투자 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도 대규모 사모펀드를 결성해 정보기술(IT) 장외기업 지분 사냥에 나섰다. 패러클토스캐피털의 앨런 시아 벤처캐피털리스트는 "한동안 IT에서 눈을 떼고 제조,금융,석유에너지 관련 분야에 투자하던 큰손들이 실리콘밸리의 SNS,청정기술에서 벤처 금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