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1048가구 본청약 다음달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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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사전예약 당첨자 계약도 늦춰이달 실시할 예정이던 위례신도시 본청약과 사전예약 당첨자 계약이 무산됐다. 국방부가 위례신도시 부지 제공 대가로 국토해양부 예상 금액의 배 이상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국토부 예상을 웃도는 보상이 이뤄지면 분양가 인하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사전예약 잔여 물량과 부적격 당첨자분을 합한 1048가구에 대해 이달 본청약을 실시하고 사전예약 당첨자 계약도 맺을 예정이었다.
토지 보상가 높아져 분양가 인하 어려울 듯
◆국토부 "본청약 내달로 연기"국토부는 위례신도시 내 군부대 부지 보상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본청약 일정을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국토부와 국방부는 오는 9일 차관회의를 열어 보상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국토부와 국방부는 지난 4월 말에 이어 지난달 31일 국무총리실 중재로 두 번째 보상가 협의에 나섰지만 입장 차만 확인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국토부는 개발이익이 배제된 2008년 8월 당시 땅값을 기준으로 4조원가량이 적정하다는 입장인 반면,국방부는 현재 시가를 반영한 8조원가량을 희망했다. 위례신도시 면적은 679만8000㎡로 전체의 73%인 496만3000㎡가 국방부 소유다.
국방부는 국유재산법 44조와 시행령 42조1항에 명시된 '시가를 고려해 결정한다'는 조항을 근거로 내세웠다. 국토부는 국유재산법 시행령 42조9항 공익사업 예외조항을 들어 토지보상법 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의 보상가 차액이 4조원가량에 이르는 데다 양보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LH는 125조원의 부채에 시달리고 있고,국방부는 시가보상 원칙이 무너지면 군부대 이전을 위한 재원 마련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총리실 관계자는 "실무 선에서 타결안을 도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분양가 인하 어려울 듯
국토부와 LH는 내달 본청약 모집공고를 낼 수 있도록 조성원가 산정,분양가 심의위 등 사전절차를 밟는다는 방침이다. 또 사전예약자들을 대상으로 분양일정 지연에 따른 본계약 연기도 안내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본청약이 늦어져도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어서 후속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와 국방부의 입장 차를 감안하면 보상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이는 위례신도시 토지조성 원가를 높여 보금자리주택 분양가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보금자리 분양가는 지난해 2월 사전예약 당시의 추정 분양가(3.3㎡당 1190만~1280만원)를 넘길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문제는 강남 세곡 · 서초 우면지구의 본청약 분양가가 사전예약 추정가보다 최대 13% 낮아져 위례신도시 청약대기자 중 상당수가 분양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은 "위례신도시에서 더 많은 시세차익을 얻을 것으로 판단하고 세곡 · 우면지구 청약을 포기한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당초 7월에서 이달로 앞당길 예정이었던 강남 보금자리지구 A1블록 809가구의 본청약을 다시 7월로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H는 위례신도시 아파트 용지는 예정대로 이달 중 공급할 계획이다. LH는 전용 85㎡를 초과하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6필지를 감정가 기준으로 추첨을 통해 매각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