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신탁, 대주주 모르게 유상증자

작년 90억 …기업은행 강력 반발
아시아신탁이 작년 6월 부산저축은행에 90억원어치 유상증자를 하면서 주요 주주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대 주주(9.9%)인 기업은행은 "이런 일이 또 발생하면 아시아신탁 주식을 다 팔아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14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부산저축은행 내부 자료에 따르면 아시아신탁은 작년 8월10일 부산저축은행에 "조만간 50억원을 회수해야 한다"고 통지했다. 6월30일 유상증자 참여 후 불과 40일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다. 부산저축은행은 유상증자 과정에서 아시아신탁에 작년 말까지 50%,올해 3월 말까지 100% 지분을 팔 수 있는 풋백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아시아신탁은 50억원을 빨리 회수해야 하는 근거로 대주주인 기업은행이 주주간 약정 위반을 들어 9월 전에 시정을 요구한다는 점을 들었다. '제3의 기업체에 투자할 경우 주주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못 지켰다는 것이다. 그만큼 급하고 비밀스럽게 투자해야 할 만한 외부 청탁 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약정 위반이라는 지적을 했고,같은 일이 반복되면 주식을 전부 처분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영회 아시아신탁 회장은 이에 대해 "나는 잘 모르는 이야기"라며 "실무진에 확인 결과 당시 유상증자가 이뤄진 6월30일보다 1~2일 전쯤에 이사회를 개최해 투자를 결정했는데 기업은행에서 파견하는 사외이사가 교체되는 바람에 연락을 못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